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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륜 Apr 01. 2022

가위바위보 이기는 법

  머리 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가위만 낸다. 일관적으로 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가위랑 바위랑 보랑 다 해봤는데 가위가 제일 자주 이긴다. 이렇게 대부분 이겼다. 원리는 잘 모르겠다. 상대가 궁금해하면 이런 방법이 있어~ 하고 알려준다. 그리고 직후에 바로 가위바위보를 다시 해도 내가 이긴다. 상대가 나의 전략을 알고 바위를 내려고 한다는 예상을 내가 하고, 그 대비로 내가 보를 낼 거라고 상대가 추측해 결국은 가위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위법칙에 의해 ‘가위’를 냈기 때문에 비긴다.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상대는 못 이겨서 당황한다. 그래서 가위법칙을 까먹고 무의식적으로 (가위바위~) ‘보’를 내버린다. 물론 나는 가위법칙에 의해 또 가위를 냈기 때문에 결국 내가 이긴다. 우리의 가위바위보는 서로 밥을 사주고 싶어 안달이 나서 한 내기였기 때문에 나는 기분 좋게 밥값을 낸다. 게임도 이기고 밥도 사고 멋있는 건 내가 다 한다. 이기는 법칙을 알려주고 다녀도 계속 이긴다. 상대는 가위만 내는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자꾸 손을 바꾸기 때문이다. 언제 나랑 가위바위보 하자, 내가 이기겠지만. 이걸 왜 썼는 줄 알아? 설마 너의 가위바위보 승률을 올려주려고 그랬겠어? 너 재밌으라고. 읽으면서 흥미로워했잖아. 궁금하면 가위바위보 신청해보든가. 내가 어떤 승부에도 지지 않겠다는 눈을 하고서 당당하게 가위만 내면 다 이겨. 너는 져도 기분 좋을걸. 나랑 가위바위보를 해봤으니 말야. 그쯤이면 엉터리 가위법칙도 믿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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