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함께 살면서 계절이 세 번 바뀌었다. 여름에서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나는 이렇게 가만히 침대에 앉아 주인의 방을 둘러보거나 주인을 기다린다. 이것이 내 삶의 전부다. 그래서 가끔은 주인이 나를 더 봐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주인은 나를 안고 잘 때도 있고 무릎에 놓고 앉아 있을 때도 있고 옆에 두고 흐뭇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날도 있다. 요즘은 그런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한국에 온 보람이 있다. 나는 주인을 무조건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동생이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의 상징이다. 주인은 나를 보며 늘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