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비결은 학습능력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by 아륜

직접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그게 삶이 아닐까?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습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딱 한 곳을 꼽으라면 아래 132쪽 내용이 되겠다.


「이제 다시 무엇을 배워야 할까를 생각하여 보자. 우선은 강 건너 저쪽에서 발생하는 일들보다는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 중 당신이 모르는 것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학습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학습 능력이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며 그 능력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전혀 아니고 살아가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스스로 키워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수도꼭지가 고장 났을 때, 하수구가 막혔을 때, 화장실 환풍기가 고장 났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세금고지서가 나왔을 때, 소송을 하여야 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떤 계약을 하여야 할 때, 그때마다 배워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한강변 건물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자 구글링을 했고 소음 차단 관련 논문이 영국에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200파운드로 논문을 사서 공부하고 그 내용을 근거로 창문 프레임을 설계해 발주하고 유리 설치법까지 알려 주었다고 한다.…) 이런 게 학습 능력이다. 학습 능력이 있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여도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엑스터시도 느끼고 도파민도 솟아난다는 것을 나는 안다.」


자기계발서에는 한 줄이라도 배울 내용이 있다. 그걸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좋은 책이 되기도 쓸모없는 책이 되기도 한다. 과거 <돈의 속성>이 막 나왔을 때 나는 그 책에서 하라는 대로 경제금융용어 700선 파일을 다운받아 인쇄 후 제본해서 1년 동안 공부했다. 그 후로 경제신문 두 개를 매일 3면까지 읽고 있다. 내가 읽기를 즐겨한다고 경제신문이 갑자기 이해되지는 않을 거였다. 단어를 알고 나니 아침에 커피 마시며 빠르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저자도 그랬지만 그 책의 모든 독자가 나처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책을 계기로 경제신문을 보게 되어 저자에게 감사한다.


<세이노의 가르침>의 저자 세이노(닉네임)도 만만찮게 인상적인 사람이다. 여기서는 온라인 카페의 글을 모아놓았기에 더 날것의 표현이 많았다(비속어가 자주 나온다). 700페이지가 넘는데 책값이 7,200원이다. 인세를 전혀 가져가지 않는다고 해서 믿음이 갔다. 돈 번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강의를 팔면서 버는 돈이 전부인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저자가 반드시 보라는 책과 영화를 리스트에 올려두었고 천천히 다 볼 예정이다.


내가 원하는 생활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높다. 물론 나는 글을 사랑하고 계속 글을 쓰겠지만, 몇 년 동안 내면의 욕망을 탐구한 결과 나에게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한 달간 잠자는 시간 빼고 정말 바쁘게 지냈다. 그래서 책을 일주일에 한 권 정도밖에 읽지 못했다. 이 책은 한 달 동안 틈틈이 읽었다. 치열하게 사는 기간에 본 책이기 때문에 피보다 진하게 살라는 저자의 가르침이 더욱 와닿았다.

이 책을 나는 한 마디로 ‘학습능력’이라고 요약하고 싶다. 내가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삶을 꾸려가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쭉 혼자일지, 누군가와 결혼이나 가족의 형태로 묶일지도 미정이다. 어느 쪽이든 자신 있다. 더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자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하나는 후회 없이 사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 공허감이 없어야 한다. 조금 외로울 수는 있겠지만 허무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어제와 오늘은 달라야 한다. 그것이 꼭 성장이 아닐지라도 새롭고 흥미로운 무언가를 계속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내 안에 이미 살아 숨 쉬는 놀라운 마음과 지혜, 호소력을 발견하며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일도 함께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2026년에 저자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변화의 발걸음을 기록해 보낸 독자 중 선정되면 이 멋진 사람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3년은 금세 지나가는 시간이다. 그렇지만 3년 뒤에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유능하고 자상한 내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내가 겨우 나 하나를 책임지기 위해 살아가야 할 날들이 다소 쓸쓸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2026년쯤에는 2023년을 돌아보며 그때 참, 아름다웠지, 그때가 있어서 지금이 있어, 하고 추억할 수 있도록 올해 부끄럽지 않게 살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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