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비행
그때가 왔다. 자유의 끈을 맨다. 마음의 창을 끝까지 연다. 육지의 근심은 접어 둔다.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빨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요란한 소리가 울린다. 주먹을 쥔다. 손톱자국을 남길 정도로 쥔다. 발끝에 힘을 준다. 발가락이 뻐근하게 오므린다. 피가 빨리 도는 걸 느낀다. 눈을 감는다. 세상이 느껴진다. 우주가 다가온다. 거의 다 왔다. 이제 곧 뜬다. 뜬다. 뜬다. 뜬다. 아. 뜬다. 떴다. 몸이 가벼워진다. 공기의 밀도를 느낀다. 수평선의 기울기를 느낀다. 몸이 눕고 정신은 깨어나는 각도를 경험한다. 떠오를수록 촘촘해지는 나를 본다. 통신이 끊어진다. 나는 스스로와 이어진다. 침착한 발작이 여러 번 일어난다. 고도를 유지한다. 어색한 경직이 풀린다. 안전을 누린다. 구름에게 안부를 묻는다. 하늘 속을 헤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