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

사람읽기 1

by 아륜

피아노가 좋은 이유는 노력해서 연주하면 완성품이 나오면서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게 쇼팽 콩쿠르 우승자와 같은 타이틀이 붙더라도 사람들이 내 이름과 내 음악을 먼저 생각해 주는 날이 오면 좋겠다. 현재 가장 큰 도전은 피아니스트로서 커리어를 쌓고 유지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


나는 연습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사람마다 맞는 연습량이 있는 것 같다. 나는 네다섯 시간 이상 하면 집중이 안 된다. 오히려 실력이 다운되는 느낌이 든다. 실전을 육십 번 반복하니까 스스로 만족하는 연주가 자주 나온다. 연주가 끝나면 바로 부족했던 점을 표시한다. 그 부분을 보완하면 좋아진다. 그러면 또 다른 부분이 부족해진다. 그때는 그 부분을 다듬는다. 그러면서 점점 더 좋아진다.


파리에서 유학했지만 불어를 잘 못한다. 영어 인터뷰도 잘하지는 못한다. 나는 왜 외국어에 소질이 없을까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 한국어도 그다지 잘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못하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항상 같은 자세로 연주한다. 이백 석이든 카네기 홀이든 언제 어떤 무대에서건 같은 자세로 임한다. 조금 모자라도 기억에 남는 연주가 의미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우선이다. 피아니스트 저마다의 소리가 있다. 자기만의 소리를 어떻게 다듬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아무리 슬픈 연주라도 즐기면서 한다. 음악은 슬프지만 음악할 때 나는 항상 즐겁다. 피아노가 재미있다.





*책을 떠나 사람을 읽는 시간 [사람읽기]

- 한국의 살아있는 사람 중 문장으로 읽고 싶은 대상을 정해 일인칭 시점으로 썼습니다. 주인공이 책이나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들을 정리해 한 편의 글로 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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