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읽기 2
나는 질문한다. 인간에게 그리고 삶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붙든다. 내게 글쓰기는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의미에 가까워질 때 희열이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쁨과 행복은 아니다. 미로 속에서 영영 못 나올 줄 알았는데 마침내 길을 찾았을 때의 기쁨과 가깝다. 장편을 쓸 때 나는 점점 작아지고 소설만 남게 된다.
소설을 쓰는 이 년, 사 년 동안 그 소설과 살면 된다. 나는 그런 게 좋다. 나 자신보다는 내 모든 것을 기울여 생각할 대상이 있는 상태가 더 좋다. 그럴 때 삶의 균형이 잡힌다. 삶에서 나보다 내 소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좋다. 소설의 세계가 없어지고 혼자 남으면 나는 휘청거린다.
내가 생각한 소설의 막연한 이미지가 있다. 그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일에 근접하고 싶다는 마음이 날 움직인다. 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책이 완성된 다음에 아주 먼 결과다.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 다섯 번째 작가가 되었다. 2114년에 종이책으로 출간된다. 원고 내용은 나만 아는 채로 백 년간 얼렸다가 미래의 독자에게 전해진다.
*책을 떠나 사람을 읽는 시간 [사람읽기]
- 한국의 살아있는 사람 중 문장으로 읽고 싶은 대상을 정해 일인칭 시점으로 썼습니다. 주인공이 책이나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들을 정리해 한 편의 글로 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