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2.
생이 멈춘 마른 잎들이 길바닥 여기저기
어지럽게 뒹구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무장하는 쓸쓸함
덧없이 생을 접은 이파리들이 바람을 타고 하나둘 혼절하듯 떨어지는 거리를 걷노라면 마음은 부랑자처럼 끝 간 데 없이 헤매고 바닥에서 올라온 알지 못하는 슬픔까지 목에 엉겨 붙는다.
초록으로 무성하던 생의 한순간이 어느새 단풍으로 칠갑이 되는데도 단박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감함으로 견뎌온, 수많은 어제 속의 나는 그것의 끝'을 알지 못했다.
맥없이 청춘을 소진하고 돌아와 맞은 잉여의 나날 속엔 젊음이 없고 내가 없다는 허망한 진실. 나'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어디에도 나'는 없는데, 도처에 또 내가 있다.
지금 가을을 걷고 있는 나는 계절의 흐름 속에 속절없이 갇혀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겨울이 멀지 않았음에도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는 건 나'를 잃은 무기력인가, 남은 삶에 대한 아량인가.
간당간당하던 붉은 이파리 하나가 또 바람에 실린다.
길고 긴 무기력에서 벗어나 이제는 생동하려 애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