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3.
어제는 그 어제와 같았고, 지난 어제는 더 지난 어제와 같았다. 그리고 오늘은 또, 어제와 같다.
나는 과거를 복습하며 살고 있다. 이 계절의 색깔은 혼탁한 잿빛 같다, 내 하루의 색깔처럼.
나의 낮은 끊임없이, 할 수 있어도 하지 않는 많은 것들과 싸운다. 나의 밤은, 많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과 다툰다. 잠들고 싶어도 잠들지 않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그런. 할 수 있어도 하지 않는 나의 낮은 체념을 남기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나의 밤은 절망을 남긴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체념과 절망이 딱 반씩 뒤섞여 흐르고, 또 다른 하루에서 같은 형식으로 반복된다.
체념과 절망, 기대와 희망, 비슷한 옷을 걸친 같은 몸의 짝이다. 체념이 짙어지면 절망이 된다. 체념 속엔 자잘한 기대들이 고꾸라지고 절망 속엔 채 피지 못한 희망이 낮게 꿈틀거린다. 기대하면 꿈을 꾸고 꿈꾸면 희망이 생긴다. 기대가 사라지면 체념이 되고 희망이 꺾이면 절망이 된다. 말장난 같다.
무수한 지난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나는 그 많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오늘을 기대하지만, 매번 같은 어제를 반복하는 오늘 때문에 또 절망한다. 결국 나의 하루는 절망으로 갈무리된다. 하지만 그 속에 쓰러져 누운 기대와 구부러진 희망의 옅은 숨소리는 들린다. 아주 보잘것없게 작지만 내 귀엔 들린다. 어제와 같은 오늘, 과는 조금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