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31.
누구처럼,
오후의 볕을 조각내
주머니에 쑤셔 박았다가
너의 멍한 듯 꿈꾸는 듯 희붐한
눈앞에 하나씩 꺼내 놓고 싶다
빈숲을 나는
길 잃은 나비의 비좁은 어깨 위에도
허망의 낭떠러지를 하염없이 구르는
돌덩이의 날 선 입술 위에도
방황하는 낙엽들을 기어코 일으켜
쓸쓸한 허공으로 쫓는,
매정한 바람의 낯짝 앞에도
고독을 암송하던 하늘이
질겅대며 씹다,
뱉어낸 회색의 빗물 위에도
긴 그리움을 잃고
망연히 흐르는
시간의 주책맞은 발등 위에도
내 주머니 속을 쏘삭거려 나온 볕들이
그들을 비추면
어둠'이라 적힌 공책 속
엎어진 시들이 죄다 깨어나
휘황한 웃음을 업고 춤을 추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