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2017.12.19.

by 백경


새벽이 숨을 멈추고 안부를 물었다


'난 괜찮아, 괜찮을 거야'


흔들거리는 통증이 가늘게 비웃는다
검은 유리알 너머의 시간이,

충혈된 불빛 아래로 떨어져

하얀 그림자가 되어 누웠다


빛을 잃은 멜로디가 곁을 떠돌다

텅 빈 메모장에 들러붙어 하혈을 한다
검붉은 시(詩)들이 흩어지며 수런거렸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혼자가 아니야'


하느작거리던 통증이 살갗을 저미며

걸어와서는 잔지러지게 웃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새벽이 다시 내게 물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난 혼자가 아니야'


힘없는 새벽이 한숨을 토해내고 떠났다
유리알 너머의 시간이,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채 반짝대며 떠들썩거린다

불빛은 눈을 감았고

고요를 감싸 안은 천장에서

빛바랜 멜로디가 왈츠를 춘다


물을 마시고 싶었다,

정지된 화면처럼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사부작거리는 통증이 다시 웃는다


빈틈없이,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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