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11.
봄날의 잦은 실종, 올해 봄날은 유난히 부재하며 작년보다 나를 더 애끓게 했다. 3월에 본 춘설은 겨울의 잔해가 채 거둬지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거니, 다소는 여유롭고 경이로운 눈길을 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월의 성긴 눈발과 냉기 속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두려운 부재를 엿보았다. 다시 원래의 봄날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불길함이, 겨울로 둔갑한 봄날의 시간 위로 망연히 흘렀다.
4월 속으로 가버린 당신과, 또 수많은 당신들이 봄날을 앗아간 듯 느껴져 일순 간담이 서늘해진다. 오싹해지는 등허리를 겨울의 흔적이 고스란한 스웨터와 담요로 친친 둘러 감쌌지만 그 두려운 기운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봄날에 체감하는 냉기는 겨울보다 외려 더했고, 시린 날보다 더한 쓸쓸함을 감내해야만 했다. 다시 햇살이 머리를 디밀고, 따스한 봄바람에 가녀린 꽃잎들이 나부끼는 풍경을 보면서도 좀체 그 차가운 기운과 쓸쓸함은 가시지 않았다.
봄날에 겪은 부재의 무수한 조각이 가슴속 구석구석 아프게 박혀 있기 때문이리라. 오래전부터 부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적막, 절망, 원망, 슬픔, 고통, 고난 등의 어휘로 응집된 무언가가 가슴 한복판을 찢어 놓는 듯 저릿한 통증이 인다. 있어야만 하고 꼭 있을 것이라 생각한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내가 생각한 그곳에 있지 아니함은 얼마나 깊은 쓸쓸함을 안기는가.
잠시간의 부재라 할지라도 맞닥치는 그것의 찰나적 깊이가 얕다 할 수 없을 텐데, 영원한 부재와 마주해야 하는 이들의 심정이야 애써 말할 필요도 없겠다. 몇 달 만에 다시 마음속이 버석거렸다. 초겨울을 닮은 몹쓸 며칠을 힘겹게 보내고 안도의 한숨을 쏟아냈으나, 안타깝게도 나의 4월은 어김없이 또 부재였다. 앞으로 얼마간의 시간 후에야, 그곳에 온전히 존재하는 4월을 보게 될까.
찰나의 봄날은, 그리고 4월은 늘 그렇듯 아쉽고, 안타깝다. 부재하는 그들과 남겨진 그들, 모두 따뜻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