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상]
얼마간 나에게 있어 '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찾지 못하고 지냈다.
필력 에 대한 회의도 있었으나, 주된 문제는 '나는 왜 쓰는가' 에 대해 잘 정리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쓰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쓴다면 어떤 마음으로 써야 할까.
조지 오웰은 2차 대전이 끝난 뒤, 「나는 왜 쓰는가」 라는 글 통해 사람들이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네 가지로 정리했다.
1. 순전한 이기심이다.
글을 써서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바로 여기에 속할 것이다.
2. 미학적 열정이다. 언어의 아름다움 자체에 천착하는 마음이다.
3. 역사적 충동으로 후대의 독자들을 위해 기록하려는 욕망이다.
4. 정치적 목적이다. 이 목적은 현실 정치가 아니라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세상을 바꾸어 나가려는 마음을 뜻하는 넓은 의미에서 쓰였다.
조지 오웰은 자신이 살면서 쓴 많은 글 중 정치적 목적을 제외한 나머지 욕망의 작동으로 쓴 글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은 글들은 하나같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는 글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럴 때, 현란한 미사어구가 난무한 글이 되더라는 것이다. 결국 그가 생을 바쳐 하고 싶은 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글들의 예술화 였던 것 같다.
나는 왜 썼을까.
글을 존재증명의 도구로 사용하던, 미학적 열정없이, 역사적 충동 없이, 현실 정치적 목적으로, '설득'보단 '계몽'을 내세우며 들이댓던 교만함이 보였다.
써보고 싶다.
욕망과 열정을 구분하며,
표현하고 싶은 욕망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배합하며,
사랑과 이해, 믿음과 소망, 존중과 격려, 창조와 대안적 비판을 생각하며,
지혜롭고, 감미롭게 소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