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 Fujimoto - Forest

Tokyo Trip ② 도쿄의 건물들 - 소 후지모토

by Jane Song

Tokyo Trip | 도쿄의 건물들

The Architecture of Sou Fujimoto: Primordial Future Forest

Mori Art Museum 2025


다이칸야마에서 분주히 시간을 보내다 늦은 오후 롯폰기로 넘어왔다. 이른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해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지만, 간단히 저녁 허기를 달래고 평소 관심 있던 건축가의 전시가 마침 열리고 있어 모리 미술관을 찾았다.




사유의 숲 Forest of Thoughts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접하는 사유의 숲, 소 후지모토의 초기 작업부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약 30년간의 주요 프로젝트가 수많은 모형과 오브제, 드로잉으로 바닥부터 천장 가까이까지 전시장 가득 펼쳐져 있다.


전시 기획에서도 단순 건축의 도면이나 모형 전시가 아니라 건축가의 사고와 공간적 경험을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감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을 의도했다고 한다.





그의 건축은 자연과 인공, 부분과 전체, 원초성과 미래성 같은 서로 다른 개념이 유연하게 공존하는 것이 특징으로 다양한 것들을 수용한다. 그가 자란 홋카이도의 숲 풍경과 도쿄 골목의 복잡함을 모두 '숲'으로 연결하는 그의 건축적 철학은 후지모토의 작업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언어다.




후지모토의 건축은 열림과 닫힘, 용도와 성격이 고정되지 않는 다의성, 그리고 수많은 부분이 모여 하나가 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 요소들은 숲처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건축물들은 자연적이면서도 느슨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공간의 형태와 기능을 만든다.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의 아이디어 스케치, 도면, 스터디와 건설 진행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공간을 멀리 또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건축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오픈 서클 Open Circle


"경계는 닫히면서 동시에 열린다"는 후지모토의 핵심 철학으로 원환은 형태를 가질 수 있지만, 형태가 사라질 정도로 열린 경계를 가질 때 비로소 '장소'가 되며, 고정되지 않은, 확장 가능한 건축 개념을 제시한다.


Not a hotel ishigaki - 출처 Designboom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Not a hotel ishigaki>의 호텔 공간에 머문다는 상상을 해 보면 건축가의 이러한 철학이 자연스레 느껴지기도 한다.




The Grand Ring - EXPO 2025 Osaka, Kansai


이번 전시의 핵심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상징적 건축인 The Grand Ring의 1:5 스케일 대형 모형을 전시했다.



전시장 안을 수많은 목조 프레임으로 짜인 그라운드 링의 대형 모형이 가득 메우고 빛과 그림자, 그 안에 사람들도 함께 구성되어 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핵심 테마로 "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 - 지속가능성, 자연 소재 활용, 탄소 배출 저감을 강조해 이 취지 아래 목재를 주 재료로 사용 됐다.



특히 목재가 주는 따뜻한 온도감과 심리적 편안함으로 부담 없이 사람들이 오래 머물도록 기획했고 다양한 국가, 기업, 문화, 사람이 모여 만드는 엑스포의 상징과 취지를 모두의 광장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랜드 링은 압도적인 스케일임에도 나무와 목재의 자연적 질감 그리고 환 구조가 적당한 빛과 바람을 흘려보내며 그 안에 머물고 싶은 "무장해제 de-escalation" 효과를 의도했다.





건축물, 자연, 예술 작품들을 볼 때면 내가, 내가 하는 일들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해주는 안정감이 있다.

소재, 색, 실루엣, 단어들의 미묘한 뉘앙스와 디테일을 다루며 메시지와 방향을 만들고 그것들을 모아 브랜드의 형태와 이야기, 느낌을 만들어 가는데 그 세세한 것들에 매달리고 나면 진이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들, 건물들과 자연을 마주하면 그 진 빠지는 것들을 쥐던 손에 힘이 느슨해지고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