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을 부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저 혼자 보고 즐기고 지나치기엔 너무도 아까운 영리한 캠페인 하나가 있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흔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하면, 단순히 우리 브랜드의 제품을 입히고, 먹고,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노출을 유도하고, 디토(ditto)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Ditto 디토 소비 :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소비하는 방식
이제는 인플루언서의 캐릭터(이미지)를 기반으로, 과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세계관과 브랜드 히스토리를 촘촘하게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그 좋은 예시로 최근 진행한 피자헛의 40주년 캠페인을 소개할게요.
올해 피자헛이 한국에 진출한 지 40주년이 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피자헛은 공식 SNS의 기존 피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40주년 캠페인을 새롭게 예고했어요.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주인공, 용원게이...피자헛에 용원게이라니, 그의 등장만으로 기대감 상승이죠.
이번 캠페인에서 그는 피자헛의 새로운 홍보 담장자, 피자훈으로 변신했습니다.
1985년, 피자헛 한국 진출 당시 입사한 첫 홍보 담당자라는 가상의 페르소나를 설정해, 브랜드 히스토리 속 주요 장면마다 자연스럽게 등장시킨 것이죠.
유머러스하고 센스 있는 B급 감성의 캐릭터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용원게이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면서, 세계관의 완성도와 재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플루언서 매칭 전략은 이번 캠페인의 중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인데요. 피자헛처럼 대중적이고 가족적인 브랜드가, B급 감성 캐릭터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소비자 몰입과 캠페인 화제성을 동시에 이끌어낸 것이죠.
홍보 담당자 '피자훈'은 40년 간의 브랜드 히스토리 속주요 장면마다 등장하며, 각 시대의 이슈와 정서까지 유쾌하게 스토리텔링했습니다. 소비자는 마치 한 직장인의 브이로그를 따라가듯, 자연스럽게 피자헛의 시간을 경험하게 되죠.
[1985년 첫 피자헛 개장 기념사진 ]
85년 2월, 피자헛 1호점 오픈 기념사진 with 피자훈(혼자 눈감은 건 안 비밀 ㅋ) 합성 이미지임에도 위화감 없이 녹아들었고, 카피도 그 시절 그때 쓰던 문체를 고스란히 담아 줬어요.
[1986년 첫 배달 시작 ]
1986년 피자헛의 첫 배달 서비스. 80년대 정서를 그대로 담아낸 인증샷 좀 보세요.
강한 자만 살아남았던 80년대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케이블카 사진도 패러디해주고요.
댓글 반응에서도 사람들이 콘텐츠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과몰입해가는 게 느껴지시죠?
[ 88 올림픽공원 앞에서 ]
1988년 서울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컷은 디테일, 감성, 온도, 습도까지 세밀하게 구현하며,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불러일으켰습니다.
[끝까지 맛있다-! 치즈 크러스트 출시!]
피자 꼬다리는 맛없다는 편견을 깨부수어준 치즈 크러스트! 치즈 크러스트 출시 됐을 때 정말 혁신이었죠. 90년대 광고 문법(폰트, 카피 스타일, 레이아웃 등)을 그대로 차용하고, 피자훈님의 익살스럽게 입맛 다시는 모델 컷을 더한 디테일로 콘텐츠의 맛을 살렸어요.
[2002년 월드컵과 전설의 여행 밈 패러디]
기억하시죠? 2002년 그 뜨거웠던 순간, 4강 기원하며 피자, 치킨을 시켜두고 한마음으로 응원하던 그때.
2000년 초반의 진한 감성이 담긴 황정민, 지진희, 조승우 님 전설의 여행사진과 + 2002년 월드컵 소재를 적절히 믹스했어요. 피자헛은 특정 매니악 컬처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국민적 이벤트를 차용해 타깃 전체가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히트 메뉴 쉬림프 피자 + 드라마 패러디까지]
피자헛의 쉬림프 피자의 비밀, 새우가 두 마리임을 미래에서 전달받은 피자훈.
히트 메뉴와 함께 인기 드라마 '시그널'패러디까지 곁들여 세대를 아우르는 유머를 보여 줬습니다.
[2025년 40주년 현재 ]
마지막으로 40주년을 맞아 홍보팀 피자훈의 은퇴와 감사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감과 유머를 곁들인 콘텐츠들을 쭉 보고 나니, 정말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뭉클한 감정이 올라오는 건 저만 그런 거 아니죠?
40년간 함께 해온 그 긴 시간 동안을 추억하게 되는 마지막 씬도 완벽하게 기획했어요.
이번 캠페인의 진짜 핵심은, '과몰입 콘텐츠'로 브랜드 히스토리를 자연스럽게 각인시켰다는 점이에요.
✔️인플루언서 페르소나로 스토리 몰입 강화
✔️ 당시 시대상과 정서까지 녹여낸 카피라이팅
✔️ 다수가 공감 + 유머를 녹인
✔️시대적 배경을 소재로 한 비주얼 연출
이 모든 요소들이 콘텐츠 하나하나에 정교하게 설계돼서 소비자들이 광고로 느끼기보다 그 시절, 자신의 향수를 떠올리고 함께 겪는 감각으로 과몰입하게 해요. 실제로 댓글 반응에서도 자신의 학창 시절, 월드컵, 피자헛의 최애 메뉴들을 자연스럽게 회상하게 되는 흐름으로 이어졌고요.
인플루언서 협업은 보통 그 인물의 이미지, 인지도, 팬덤을 활용해 브랜드의 관심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많이 쓰이죠.
"XX 백", "xx가 추천하는 바디 워시"처럼 연예인,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를 그대로 입혀 전달하는 방식도 분명 효과가 있고, 특히 인지화를 먼저 높여야 하는 단계에선 이런 직관적이고 명확한 노출 방식이 효과적이니까요.
이번 피자헛 캠페인처럼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인물의 캐릭터+화제성, 브랜드 세계관, 그리고 소비자 감정까지 통합적으로 연결된 구조는 더욱 친밀하고 지속적인 브랜드 애착과 정서적 유대감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느 방식이 더 낫냐가 아니라 예산, 상황, 메시지, 방향, 타깃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현명하게 기획하는 것입니다. 이번 피자헛 캠페인은 그 점에서 소비자 몰입과 없던 애정까지 끌어올려준 훌륭한 사례였습니다.
덧.
비슷한 인플루언서+스토리텔링 캠페인으로 작년 신세계 백화점 크리스마스 시즌 캠페인 with 카리나 사례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돌고래유괴단에서 기획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