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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010(운) 훈련소 시절

4주 훈련의 모든 것 신세계가 있다면 이곳이다

by 조금서툰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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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훈련소생활의 시작이다 12월에 입대했으니 아주 추운 겨울이었다


하루 일과는 이렇다 아침 6시에 기상나팔소리와 함께 체련복으로 갈아입고

소대별로 줄지어 연병장이라고 부르는 흙운동장에 집결한다

그렇게 인원을 파악하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모여 잠시 생활관으로 이동했다가 밥 먹으러 다시 모인다


그리고 밥을 먹는데 구호와 규칙이 존재했다

일단 왼손을 식판에 ㄴ 자를 만들어 고정한 채 식사를 한다.... 다행히 티비에서 나오던

직각? 식사는 없었다... ㅎ 우유는 매일 아침 나오고 부식이라고 하여

부가 식사 (황도캔, 아이스크림) 등이 점심, 저녁에 추가로 나온다... 밥을 잘 주긴 하는구나... 를 느꼈다


그리고 주로 군사훈련(총기를 들고 하는 훈련과 차렷, 열중쉬어 같은 제식훈련, 유격훈련, 화생방훈련)이

진행된다. 사격도 한다


또 암기를 참 많이 한다... 이때부터 암기와의 싸움

군가를 10개 이상 암기해야 하고, 직속상관 관등성명이라고 해서 쉬운 말로

나의 상관들을 외우는 것

내가 1중대 1소대라고 가정하고

1 소대장, 1 중대장, 대대장, 교육사령관, 참모총장, 대통령 이런 식으로 이름을 외워야 한다...

암기만 자신 있는 나에게는 어렵지 않았었다 ㅎ


조교들과의 싸움도 치열하다 일단 잘 못하거나 눈에 띄면 바깥으로 열외 되어 구르고, 또 구르고

푸시업 하고 구른다... 동작이 느려도 눈을 감아도 하품을 해도 움직여도 다 걸린다 ㅎㅎ


재밌는 일화로 모두 차렷자세에서 멈춰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앞에 장교가

"지금 내가 이야기하는데 움직이는 놈 누구야? 나와!!!" 이렇게 멘트를 날렸다

그런데 우리는 눈을 돌릴 수 없으니 가만히 있는데 여기저기서 나온다...

근데 중요한 건 내 앞에 움직인 놈을 봤는데 그놈은 죽어도 안 나간다.... 그리고 걸리지도 않는다...

이런 게 가스라이팅이라는 건가... 양심가스라이팅?


여기까지 정도가 주간의 일정!


야간의 일정은 담당구역 청소를 하고 밤 9시 30분 점호 전에 편지를 나눠준다..

집에서 왔건 여자친구에게서 왔건 편지가 온다 인터넷이 군대까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로

손 편지를 주로 받았는데... 나는 주로 엄마였다.. 이때까지는 여자친구라고 부를만한

인물이 없었으니까 ㅎ 그렇게 부식으로 받은 건빵을 몇 개 주워 먹고 점호(인원파악, 지시사항 전달, 청소점검)

후 취침나팔이 울리면 불이 다 꺼지고 잠자리에 드는데...


여기서 추가로 밤부터 아침이 오기까지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된다

쉽게 말하면 건물 주변 주변 사람을 세워 지키는 일!


지금 생각해 보면 다 외곽에 잘 지키고 있고 CCTV도 있는데 왜 지켜야 하지?라고 생각하지만

훈련의 연속이다 총알이 없는 껍데기 M16총을 들고 위협적인 사람이 나타났을 때

정지-손들어-뒤로 돌아-누구냐-용무는-조치로 대응훈련을 병사 때부터 계속 훈련하는 것이다

3일에 한 번꼴로 2시간 섰던 것 같다


그리고 주말이면 3개 종파 불교, 기독교, 천주교로 선택해서 가야 한다

이것은 의무이기도 하고 가장 큰 이유는 초코파이를 준다.....

군대문화가 있기에 우리나라 초코파이는 망하지 않는가 보다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몽쉘도 안 준다 그냥 초코파이만 준다 ~! 2개씩~ 그리고 주스팩 1개 이 음식을 위해

종교참석을 가야 하다니 ㅎㅎ


나중에 나오겠지만 부사관 입대에도 같은 모습이 나오지만 메뉴가 다르다 이건 그 편에서 다루기로 하자 ㅎ


초코파이는 반드시 종교시설에서 다 먹고 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생활관으로 가지고 오면 조교에게 뒤지게 혼난다... 그리고 같은 생활관 동기들도

뒤지게 혼난다.. ㅎ 단체생활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일타쌍피!


그렇게 4주가 흐르면 훈련소 생활을 종료하고 특기학교로 이동하게 된다

나는 전산특기로 30010 특기다 병사들은 군번이 5자리.. 근데 올해엔 30010 전산특기가 없고

뒤에 30010(운) 이 특기 밖에 없단다... 이건 또 뭐지? 들어보니 (운)은 운항이라고 해서

비행단 근무 특기로 비행대대나 비행작전과라고 해서 비행단 상급부서?라고 할 수 있는 곳에

간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정보통신학교]로 정해지게 된다...

다 진주 교육사령부 내에 있으니 수료 후 짐을 싸서 동기들과 함께 정보통신학교로 고고싱!


그래도 4주간의 훈련은 끝이 났다 특기학교는 뭐가 다를까! 를 기대하며 마지막 밤을 보냈다


#3 특기학교는 나의 부대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관문... 여기서 상급지로 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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