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윗기수는 모두 적이 되는 마법의 계급 이등병
그렇게 그날밤 병장 4명이 신병이었던 이등병 4명을 계단으로 불러냈던 날이다
눈치를 살펴보니 각 소속의 병장들이 모여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었다
같이 일할 사이이니 최고참 병장들에게 기회를 넘긴 듯한데...
이때는 몰랐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들 조용히 있을 때 나름 활발한 성격을 가졌던 나는
마구마구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실수였을까? 아닐까는 생각할 여지가 없지만
그들은 나를 약간은 나대는 놈으로 봤던 것 같다
16 비에는 비행대대인 115대대, 189대대, 216대대 그리고 202대대, 비행작전과 가 있었다
여기서 216대대는 TO가 없었고 나머지 115, 189, 202, 작전과에 1자리씩 났었다...
나야 알 수가 없으니 어디로 가고 싶다도 없었는데....
결국 작전과로 결정된다... 가장 메인급 부서이면서 힘든 곳....
결국 동기들과는 한 비행단에 있지만 부서가 달라지는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일단 비행작전과를 제외하고 정리하자면
115, 189, 202, 216 대대라는 곳은 항공기 기종이 조금 다르고 모두 고등비행훈련을 하는 교육대대다
여기서 내 동기들은 대대의 비행스케줄을 관리하고 대대원들의 스케줄관리 각종 행정사항 보조를 담당~
생활관은 주로 비행대대에 붙어있는 독립건물을 사용한다...
후일담이지만 이곳의 냉장고는 양주, 각종 술, 아이스크림, 먹을 것이 엄청나다...
공군은 조종사가 고급인력이기에 이들이 있는 곳이 거의 호텔급이라고 보면 된다 ㅎ
그럼 비행작전과는
이 부대의 지휘관 비행단장이 매일 아침 지하 벙커로 내려와 회의를 연다...
그럼 나 같은 인원이 커피를 타거나 음료를 내어 회의실에 세팅한다
이때!! 커피는 믹스커피가 아니다... 당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 프림, 설탕을 각각 비율에 맞게 타서
내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수동 바리스타.... 라니... 커피를 일생에 타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매일 진행되는 비행스케줄을 대형 화이트 보트판에 마킹한다....
비행기 뜨는 시간 체크 착륙하면 완료 체크 등 칠판에 실시간으로 적어야 하다 보니
가장 먼저 했던 것이 보딩연습이었다... 가나다라... ABCD를 스타르타식으로 정해진 문구의 모양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것만 한 달 넘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음성 알파벳이라고 해서 부호에 맞게 비행기가 뜨면 소리 내어 외쳐야 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A는 알파 B는 브라보 C 찰리 D 델타 이렇게 정해진 부호가 있어서 이걸 z까지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이건 내가 민간인 신분일 때 알던 군인이 아닌데 군인은 그냥 땅 파고 또 땅 파고 그런 것 아니었던가?
아니 여긴 공군이니까 다시 마음을 고쳐 먹고
근데 암기해야 할게 일뿐만 아니라 같이 생활관을 사용하는 50~60명 되는 선임들이었다
몇 기에 누가 있는지 이름과 기수를 달달 외워야 하는데.... 이 선임들의 얼굴을 아직 본 적이 없다...
얼굴 없이 암기만 한다...? 그냥 프린트 종이 하나를 주고 내일까지 외우란다! 이걸 잠도 못 자고 화장실
가서 외워야 하나 아니면 혼나면서 그냥 조금씩 외워야 하나 참으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
그리고 내가 속한 작전과에는 나보다 2 기수 위의 선임이 있었고 그 위로 상병 1명 그리고 병장만 6명인
최악의 구조를 가진 부서의 생활관을 만나게 된다....
최고참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폼을 잡고 앉아 티브이 리모컨을 손에 쥐고
쌀국수가 익기를 기다리던 녀석... 그리고 아까 나보다 2 기수 위의 조금 뚱뚱해 보이는 선임을 밤마다
기합을 주고 괴롭히던 상병... 온 지 며칠도 안된 내가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지 참... 머리가 아팠다
왜 여기는 즐거운 일이 없는 걸까?.... 그리고 나의 바로 위 선임은 24살 정도였는데 딸이 있다고 했다
부인은 아기만 놓고 헤어졌다고 했고... 이건 또 뭐지 ㅇㅇ; 군대는 스펙터클의 연속인 건가;;
이 모든 걸 기록하고 싶었지만 나에겐 노트도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ㅎ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가지... 긍정의 힘으로 안되면 어떡하지? ㅇㅇ
일보다 먼저 배우는 인간관계의 복잡함 ~ 그렇게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이구나 ~!
그래 하나씩 돌파해 보자 ~! 후임이 언제 들어올까를 손꼽아 기다리는 동안 예천의 달을 뜨고야 말았다...
#5 알다가도 모를 비행단 이야기 스토리 선임들의 업무 편 > 생활관 생활 편 > 공작과 스토리 편으로 나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