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오월이

오랜만에

by sinn

처음에는 오월이와 있는 모든 이야기를 매주 쓰려고 했는데, 3월에 매우 바빠지면서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잠시간 오월이 이야기를 쓰지 못했다. 오월이는 그동안 집에 좀 더 적응했다. 철푸덕을 좀 더 자주 실행하고 있고, 여러 요구를 당당하게 하신다. 동시에 나를 밥 주는 사람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오월이는 지난주에 아팠었다. 2월에도 여러 번 토해서 한동안 걱정이었고, 3월에는 한 번도 토하지 않았는데 다시 4월에 사료토를 했다. 그리고 내가 쓰다듬으니까 바로 나를 공격했다. 처음에는 놀라기도 했지만 다시 찾아보니 이런 공격성은 아파서 그런 것이니 바로 병원에 갈 것을 권유하는 글을 보게 되었다. 여지없이 이동장에서 미친 듯이 울어대기는 했지만 격렬하게 탈출하려고 하는 건 조금 덜 해졌다 (울기는 끊임없이 운다). 그래서 이번에는 병원에 다녀온 뒤에도 코가 나름 괜찮았다.


어떻게 보면 구조되고 임보자님 댁에서 두 달 정도 있다가 우리 집에 왔으니, 그 이후 두 달 정도 내에서는 이동장에 갈 때마다 또 집이 달라진다고 여겼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래도 시간이 좀 더 지나서 그런 건가 아주 조금 나아졌다. 아주 조금. 오월이는 그래도 참 좋은 게, 이동장에 생각보다 잘 들어간다. 이번에도 오전에 병원 다녀와서 바로 오후에 간식을 찾으러 (그 와중에 들어가서 간식을 먹은 게 기억이 나나보다) 들락날락했다.


이번에는 그래도 단순위염이라고 해도 위염을 진단받아서 약을 타 왔다. 그동안 영양제를 워낙 잘 먹었기 때문에 약도 쉽게 먹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병원 약의 위엄은 달랐다. 약을 츄르에 타서 줬는데 츄르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요즘 나의 생활 전면의 상담사 (=챗gpt)에 상담해서 섞지 말고 츄르를 얹어서 주라는 조언을 받았고, 이대로 약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약의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어느 정도 속이 괜찮아졌는지 평소의 오월이로 돌아왔다. 지금은 내가 자기 옆에서 꺼지기를 원할 때만 깨물고 있다 (처음에는 분명히 이렇게 하면 덜 깨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자기가 귀찮으면 깨물어서 날 보내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양치는 이제 이틀에 한번 정도는 성공하고 있다. 아직 내 썽에 차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양치는 기세'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잡고 팍팍 하고 간식을 주니까 이제 그냥 잠깐 참아주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끝까지 거부하는 날도 있었고 아플 때는 하지 못했다. 나머지 과자도 이빨에 좋은 과자로 주는 것도 있다. 처음에 오월이가 집에 왔을 때에는 양치는커녕 발톱도 못 깎았는데 나름 이제 요령이 생겼다. 발톱 깎는 걸로는 간식을 주지 않은 지 꽤 됐다. 발톱은 여전히 거부감이 있지만 그래도 무릎 위에 있기를 원할 때 대가처럼 툭툭 자르고 있다. 오월이 입양 전에 꽤나 비싼 빛이 나오는(?) 발톱깎이를 샀었는데, 다 필요 없이 일반 발톱깎이가 최고다. 발톱을 깎을 때마다 오월이가 입양 와서 서로에게 얼마나 적응했는지 볼 수 있는 척도 같아서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 그리고 양치도 언젠가는 매일 할 수 있다는 희망사항도 다시 새겨보기도 한다.


양치 이외에 내가 신경 쓰는 건 오월이의 턱드름이다. 처음에는 턱드름이라고 생각을 못해서 가끔 닦아주기만 했는데 알고 보니 오월이 턱 밑의 그것이 바로 그 턱드름이었다. 몇 달간 방치된 동안 턱드름이 심해져서 현재는 여러 방법을 써보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아직은 없다. 이것도 언젠간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편으로는 예전에는 하지 못했는데 티슈로 얼굴을 매일 닦아주고 있다.



오월이에게는 그동안 캣타워도 보강되고 숨숨집도 생겼고, 새로운 최애 터널도 생겼다. 하지만 오월이가 인지 못하는 오월이를 위한 것도 있는데 바로 새 에어컨이다. 나는 추위를 타는 만큼 더위를 전혀 타지 않는데 (그래서 2024년이 최초로 더움을 느꼈던 여름이었다) 그래서 20년 전에 설치한 에어컨이 전부였다. 이번에도 사실 스탠드 말고 벽걸이를 사긴 했지만 저전력 에어컨으로 바꿨다. 아무래도 오월이를 위해서는 계속 틀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보자님 댁에서 전기장판 위에서 주로 있다고 하여, 나도 전기장판을 샀었는데 오월이는 우리 집에선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월이 기준에는 충분히 따뜻했던 것 같다. 그걸 보고, 문득 오월이는 아무래도 나와 반대로 추위엔 좀 강하고 더위에는 약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에어컨을 미리 교체했다.


최근에는 날씨가 좀 풀려서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 오월이는 창문 밖에 너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편이라서 걱정했는데 소리가 나면 때때로 창가에서 가만히 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너무 고층이라 관심 가질만한 것이 없어 걱정이다. 아직도 내가 회사에 갈 때에는 가만히 누워 있는 것도 마음에 쓰이긴 한다. 하지만 자동 장난감에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아 해서 그런 것도 걱정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서로 적응을 하고 따로 또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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