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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Jun 01. 2020

고통을 해석하지 마세요.

해석의 오류

'고통을 겪는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침묵하는 것이다.'



마음이 어렵고 힘든 일이 올 때 참 고통스럽다.

청소년이나 청년 대상으로 관계 교육을 나갈 때,

마음의 고통을 오랫동안 심각하게 괴롭고 싶다면 분석적으로 해석하라고 교육한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고통은 건들수록 아파진다. 정확히는 해석할수록 고통을 정확하게 보기 어렵고 다듬기가 어렵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나서 머리로 이런 이유, 저런 이유 때문이라며 스스로 해석하기 바쁘다.


상대의 마음의 고통에 대해 말을 붙이는 것도 그 사람의 마음에 두 번 흠집을 내기 좋은 일이다. 네가 지금 겪는 고통의 원인은 누구 때문이고 어떤 이유 때문이라는 말은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고통을 고통이라고 하는 건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까닭도 있다.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폐부를 찌를 듯 아프고 일상을 견뎌내지 못하게 끊임없이 무너뜨리려 다가오기 때문이다. 해석도 대부분 엉터리다. 어디서 들은 것, 책으로 잠깐 배운 것, 자기 인생을 타인 인생으로 대입하려는 어리석은 짓이 해석을 멋들어지게 하는 데 고통을 당한 이를 위한 것인지 스스로를 위한 것인지 돌아보라.


고통은 고통으로 놔둬야 한다. 아직 그 사건으로부터 스스로 받아들이기까지 주변에서도 스스로도 침묵해야 예의다. 그가 고통을 삼키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넘어지든 소화를 하든 자신의 크기만큼 받아들일 것이리라.


자신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볼 수 있도록 침묵하여 예의를 지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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