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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Oct 03. 2019

자존감에 대하여

측정불가

문제를 갖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치료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존재감을 느끼도록 돕는 일이다. 문제 해결은 스스로가 더 잘할 거라 믿고 조언도 해결방안 제시도 안 하는 게 좋고 해야 한다면 의지와 힘이 생긴 다음에 하도록 인내해야 한다.

존재감을 느끼도록 돕는 일이란 어렵지 않다. 몸이 어떤지 자각하도록 하는 일이다.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도록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그런 의미로, 자존감이 낮다느니 높다느니 하는 말은 좋지 않다고 본다. 잘하는 부분에선 자존감이 높아지고 어려운 일로 곤란해질 때면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하는 것을 보면 자존감은 결과에 따른 느낌과 다를 게 없다.

개신교 신앙을 가진 나는 특히 '자존감'은 높지도 낮지도 않다고 믿는다. 수치화되기 어렵다. 잃어버린 자기의 존재감을 찾고 느끼는 것이라면 모를까.
자존감 낮다는 것은 창조주의 사랑과 은혜를 낮게 보는 일이다.

언어와 심리적 표현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생각을 한다. '자존감 낮다'는 것보다는 '실력 없음'이나 '적응하기 어렵다'거나 '관계 맺기 어렵다'라고 표현하는 일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는 변함없다. 존재를 느끼는 감각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떤 존재도 높거나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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