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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구의식 Feb 08. 2019

발리 한달살기를 위한 짐싸기

이건 빼고 저건 넣어요.

이제 발리에 온지 두달을 거의 다 채워간다. 

가져온 짐들 중 잘 가져왔구나!, 하는 것들과 

아구 괜히 가져왔네, 싶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길래 발리에서 한달살기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정리해 봅니다. 


트렁크를 하나만 붙일 수 있었기 때문에 큰 트렁크 하나와 기내용 작은 트렁크에 패킹을 했다. 

남편도 이렇게 2개를 챙겼으니, 우린 총 4개의 캐리어를 끌어 안고 있다. 

다시 한번 느낀 건,

여행은 짐이 적을수록 즐겁다는 것! 

홍콩에서 스탑오버, 발리 한달과 한달 중간에 호주를 다녀오는 덕에 우린 우리 짐이 꽤 많다는 걸 엄청 느꼈다. 


캐리어 하나씩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발리에서 호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올 때에는 작은 캐리어를 유용하게 쓰긴했다. 

물론 다행히도 남은 짐들을 다시 돌아올 발리에 맡겨둘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 옷

여름 옷이니 부피가 적다고 생각해 신나게 챙겼는지, 옷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많았다. 

헌데 와서 보니, 한국의 여름용 옷과 발리에서 필요한 옷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해서 민소매 티셔츠는 발리에서 구입한 것만 주구장창 입었고, 

점점 예쁘게 입고 나가는 날보다, 시원하고 편하게 현지화 되버리면서 ㅎㅎ 손에 닿는 몇 가지 옷만 입었다. 

기능성을 생각해 정말 최소로 챙겨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발리는 세탁비가 저렴하고, 세탁 서비스를 해주는 런드리 가게가 동네마다 많다. 하루나 늦어도 이틀이면 세탁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입는 옷 몇 가지를 세탁해 입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세탁비는 대략 에코백에 반 정도 채우면 2천원 정도, 가득 채워도 5천원 미만. 세탁물의 무게를 재서 1kg 당 대게 20,000루피아 정도) 

대신 수영복은 두세개 있어서 편했다. 


2 블렌더 

뜬금없지만 아침용 바나나 쥬스를 먹어오던 우리는 야심차게 핸드 블렌더를 챙겨왔다. 

괜한 짓인가 고민을 많이하다 가져왔는데, 의외로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식당에서 주문하는 쥬스나 스무디가 아주 훌륭하게 나오지만, 

마트에서 손질된 망고나 수박 같은 걸  먹고 남은 걸 갈아 먹으면 정말 맛있다! 

지금은 그린망고, 수박, 망고스틴, 한국과 달리 속이 빨간 용과가 맛있다. 

시장에서 과일을 사면 (흥정을 할 수 있어서)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깎지를 못하고 자꾸 부르는 가격에 사서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다. 과일도 1kg에 얼마 책정돼 있어서 고르면 무게를 재서 가격을 매긴다. 

어제 망고스틴을 시장에서 샀는데, 

망고스틴 1kg = 25,000루피아(2500원이 안됨, 20개가 넘었던 거 같다) 

그린 망고 1kg = 35,000루피아(2개 줌) 이었다. 더 깎을 수 있을지도. 




3 쌀 

처음엔 괜찮았는데 오래 지내니 음식 때문에 좀 고생이다. 

쌀에 또 예민한 편이라 집에서 먹던 쌀을 좀 들고 왔었다. 언제까지 햇반만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햇반은 호주에서 비싸게 추가로 산 것까지 다 먹어버리고, 

한식당이나 일식당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여기 현지 쌀을 쓰기 때문에 나시고랭이 아니면, 그 특유의 향 때문에 먹기가 조금 힘들다. 길쭉하고 한국밥이랑 좀 다른 특유의 냄새가 있다. 5-6번 정도 딱 2그릇만 나오게 냄비에 밥을 해서 먹었다. 누릉지도 끓여 먹고. 많은 도움이 됐다. :-) 


4 약 

평소 이런저런 탈이 잘 나는 편이라 약을 정말 많이 들고 왔다. 

서핑하는 남편은 메디폼이랑 후시딘, 알러지약에 소독약까지 챙겼고, 소화기관이 약한 나는 배탈약, 위약, 장약, 진통제, 테라플루 등등. 헌데 언제나 방심한 틈에 문제가 생기더라. 

이 습한 나라에서 건조해서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는데, 에어컨 때문에 숙소에서는 내내 건조하다.  

남편과 차례로 목, 코 감기에 걸려서 테라플루로 해결이 안 났다. 

현지 약국에서 약을 사 먹었는데, 결론은 약이 아주 잘 들고 천연 성분이라 좋았지만 매우 비쌌다. 

서핑 샵 사장님의 조언을 들어보니, 

현지인들의 전형적인 수법이 있는데, 가장 먼저 아주 비싼 약을 권한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 권해주는 약을 바로 바로 구입했는데, 알아서 할인을 해주는데도 몇 만원이었다. 비싸니 더 싼 걸 보여달라고 얘기하면, 점점 저렴한 약을 추천해 준다고 한다. 우리가 산 약은 대부분 미국이나 다른 나라 제품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비쌌다. 발리는 수입품은 다 비싼 편이다.  

  * 대신 버물리랑 홈매트는 별 효과가 없다... 발리에서 모기약을 찾으면, 비포 / 애프터를 물어본다. 미리 뿌리거나 오일을 발라 향으로 모기를 쫓는 약하고, 물린 다음 바르는 연고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비포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긴하다. 우린 물론 두 가지 모두를 구입했다. ㅎㅎㅎㅎ



5 책 

이건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두툼한 책 3권을 챙기며 괜한 짓인가 생각했는데, 

여기에선 시간이 정말 많다. 나도 모르게 할일 없이 책이나 읽자, 할 때가 생각보다 많아서 몽땅 다 읽어버리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 한 권만 더 가져올걸. 


6 가위, 테이프 

의뢰로 유용하다. 고젝으로 배달시킨 음식을 개봉할 때, 남은 과자 봉지를 막아둘 때...흠 


7 한국음식 

라면, 짜장 라면, 비빔면 - 그리고 호주 한인마트에서 냉면도 샀다. 모두 아주 유용하게 잘 먹었다. 

특히 비빔면과 여기 사태의 조합이 아주 좋다. 


고추장, 된장 - 그리고 마른 멸치를 조금 들고 왔었는데, 된장국과 김치찌개를 끓여 먹을 수 있었다. 

고추장은 참치랑 비벼먹고. 


김치 - 안 먹던 사람도 찾게 된다. 


짱아찌 - 개인적으로 엄청 한국인의 토종 입맛이고, 간장 베이스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다. 유용했다. 


차 & 커피믹스 - 더워서 안 먹게 되더라.. 대신 호텔에 차 종류가 많진 않다. 발리 커피도 유명하지만 기호에 따라 입에 안 맞을 수 있다. 한국 커피가 어쩌면 가장 맛있을수도. 


8 수건 

처음 숙소는 수건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어서 엄청 애를 먹었다. 수건을 챙겨오는 것도 꽤 부피가 크다. 

대신 비치타월 정도는 기본으로 챙겨주는 곳이 대부분이라 일부러 챙겨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부피 대비해서는 커다란 스카프(해변에서도 많이 판다)가 물기 닦거나, 해변에 누울 때나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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