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더란, 기준을 합의하고 지키는 사람이다
이제는 후배들의 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쳤을까?
리더라는 것은 앞장서는 사람이다.
끌고 가는 사람인가? 그럴 수 있지만 늘 그래선 안된다고 알고 있다.
함께 가야 하니까. 어깨는 나란히 하고 있지만 그저 한발 먼저 나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가기 싫다고 하면 리더는 혼자가게 될 테니까.
대표님이 주신 과제를 보고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1년이었다. 실제로 과제를 수행한 건 7개월이 걸렸다.
보고하기 3개월 전부터는 오로지 여기에만 집중했다. 나 혼자 한 걸까? 아니다. 같이했다.
자료를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고 보완하는 것을 반복했다. 물론 아직도 안 끝났다. 추가보완을 대표님이 요구했기 때문에 다시 작업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보완이다. 괜찮다.
팀원들의 눈빛과 태도를 보며 조금은 그 마음을 유추해보고자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팀원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힘들지만, 답답하지만, 묵묵히 따라왔다. 늘 서로 격려했고, 부족하지만 채워보려고 노력했다.
그들에게는 리더가 있었다. 팀장님으로 시작했지만 언제가부터 팀장을 기대지 않고 나 스스로 주도를 하면서 그들은 리더를 나로 인지했다.
내가 리더로 역할을 할 때는 충분한 속도로 따라오게끔 걷는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서두를 때는 서둘렀지만 반드시 쉬게 했다. 고무줄도 너무 당기면 끊어지니까. 일의 양도 조절했다. 일을 많이 주면 다른 일을 줄이고자 했다. 일을 하고 나서는 과정이나 결과나 충분히 격려했고 칭찬했다.
"이 부분 너무 좋다", "이거 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이 자료 덕분에 여기가 살아났다", "얼마 안 남았다. 잘 마무리해 보자"
아직은 미숙하기 때문에 이 과제를 진행하는 중후반부터는 주로 나 혼자 일을 했다. 부담을 줄여주고 디테일을 챙겨야 했기 때문이다. 대신 의견은 계속 구했다.
"이건 어떤 것 같아?", "이 부분은 그렇게 수정하면 좋겠네"
지금 돌아보면, 나는 기준을 만들고 있었던 게 아니라
기준을 함께 맞추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과제를 하면서 새로운 감정을 발견했다.
'만약 팀원들과 함께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것에 대해서, 각자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무엇에 힘이 나고, 무엇에 힘이 빠지는지를 안다면 그리고 합의한 것들을 지켜나가기 위해 서로 조금씩만 노력하고 배려한다면..
이 얼마나 신나는 조직이 될까,
신뢰를 잃지 않는 리더가 된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고생하셨습니다."
이 한마디가 이토록 좋은 말인지 이전엔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