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코칭을 배우며 달라진 질문들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2학년이 될 무렵에 나는 전공을 등한시하고 다른 쪽에 푹 빠져있었다.
전공은 이공계인데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우연히 알게 된 사설 경영연구소에서 '핵심인재' 육성과 '멘토링' 그리고 경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다. 결국은 모두 '사람'에 대해서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나의 흥미도 자연스럽게 이끌렸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마치 스님들처럼 '정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 하나만을 잡고 1년을 넘게 고민했었다. 책도 읽고 밤새서 고민도 해보고, 사람들과 얘기도 나눠보고, 밥 먹으면서 걸으면서도 TV를 볼 때에도 고민했다. 그러다 어느 날 정보가 무엇인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연구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그 깨달음으로 인해 9살 위의 선배들도 내가 모두 가르쳤었다. 그때는 내게 2시간만 준다면 6~7명 규모의 사람들을 모두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 설득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그런데 이 사람들이 나처럼 깨닫지 않았는데 행동을 할까?'
그 질문에 대해서 해답은 얻지 못했고, 역시나 사람들은 나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또다시 고민하고 고민해 봤지만 결국 얻은 건 이것 하나였다.
'답을 주지 말고 질문을 해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산파법처럼 질문해서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지?'
이렇게 나의 공부는 군입대와 함께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그렇게 20년이 지난 어느 날 회사에서 보내준 교육을 통해서 우연히 '코칭'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내가 오래전부터 붙잡고 있었던 질문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걸.
코칭을 알고 나서 희열을 감추지 못했다. 20년간 해결하지 못하고 묻어두었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답을 찾기보다는 그 질문을 들고 살아왔다. 회사에 들어와서 조직생활을 하면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해 왔지만 말 그대로 생각만 했다. 대신 코칭에 집중하면서 내 삶의 일부가 되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1년 반동안 약 230시간의 실습 후 두 번째 인증자격인 KPC를 취득했다.
코칭을 공부하면서 내가 알게 된 건 한 가지였다.
이제 조금은 상대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고, 질문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판단이나 선입견, 나의 의도를 넣지 않고 순수하게 물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못하는 건 쉽게 인정하고, 상대가 잘하는 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칭찬하고 인정할 줄 알게 되었다.
중요한 건 코칭이 아니다. 내가 상대를 바라볼 때 상대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물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잘못하는 걸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나의 기준을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거다.
이전엔 묻는 방법을 몰랐다면 이제는 물을 수 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