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비, 10대와 농사를 노래하다
人農則童(인농즉동)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천진해지고
童則少私義(동즉소사의) 천진하면 사심(私心:나만을 위하는 마음)이 없고
少私義(소사의) 사심이 적으면
則公法立(즉공법립) 사심이 적으면 법을 공평하게 바로 세우게 된다
爲之者人也(위지자인야) 농사 짓기는 사람이 하고
生之者天也(생지자천야) 싹틔우기는 하늘의 때에 따르며
養之者地也(양지자지야) 곡식 키우기는 땅이 한다
農工食(농공식) 농사는 먹거리를 만드는 일이고
工攻器(공공기) 공사(工事)는 물건을 만드는 일이며
賈攻貨(고공화) 장사는 재화를 만드는 일이니
時事不龔(시사불공) 이 같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敓之以土功(탈지이토공) 땅의 이로움을 얻지 못하게 되면
是謂大凶(시위대흉) 이야말로 크게 흉함이 된다
-박지원(朴趾源, 1737~1805), <農道論(농도론)>
이 글은 1798년(정조 22) 농업을 장려하기 위하여 농업기술에 관한 저술을 구한다는 정조의 윤음(綸音, 임금이 신하나 백성에게 내리는 말)이 있자 당시 충청도 면천(眄川) 군수로 있던 박지원이 1799년 3월 10일에 정조 임금께 지어 올린 《과농소초(課農小抄)》의 일부분입니다. 과농소초는 우리나라의 농학(農學)과 중국의 농학을 비교 연구하여 편찬한 농업 서적입니다.
조선 후기 대문장가이자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은 농업 일반에 관한 총론인 〈諸家總論(제가총론)〉에서 역대 농학자들의 학설로부터 농업의 기본정책에 관한 이론을 인용하여 그것이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학문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농사짓기는 사람이 하고 싹 틔우기는 하늘의 때에 따르며 곡식 키우기는 땅이 한다.”는 문장에서 농사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서로 협력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겸손하고 공경하며 조화롭게 이뤄질 때만이 제대로 된 낟알 한 알을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공자 또한 농사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孔子之言(공자지언)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穀者人之天(곡자인지천) 곡식은 모든 백성의 하늘이다.
是以興王(시이흥왕무농) 나라를 세우는 일은
務農(무농) 농사에 힘쓰는 것과 같다.
王不務農(왕불무농) 왕이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은
是棄人也(시기인야) 백성을 버리는 바와 같은 짓이니
將何國焉(장하국언) 장차 어찌 나랏일을 하겠는가!
- 구자옥, 『농사, 고전으로 읽다』, 98쪽
곡식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자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고 하였습니다. 요즘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안보가 각국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통치자는 백성의 먹을거리부터 챙겨야 함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왕과 왕비가 솔선수범하여 농사와 누에를 치지 않으면 백성을 버리는 것과 같으니 정치하는 사람들부터 먼저 농사짓고 옷을 만드는 일에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지원은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천진해지고 천진하면 사심(私心)이 없고 사심이 적으면 공법(公法)을 바로 세우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문장을 함께 공부한 처음의 의도는 가정에서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농부의 천진함과 돌봄의 소중함을 배워 보라는 의도였습니다. 비록 의도한 바와는 달랐으나 10대들은 ‘곡식이 모든 백성의 하늘’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농사는 곧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나라를 가꾸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10대 생각
· ‘농사를 버리는 것이 백성을 버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인상 깊게 느껴졌고 농사와 작물의 중요성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 농사를 지으면 사심을 버리고 자급자족하며 다른 사람과 생명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농사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복잡한 것을 해결하는 것보다 늘 푸른 것을 푸르게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농사를 모든 백성과 왕이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먹는 일뿐만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나라를 경영하는 일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 농사를 지으며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농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 농사를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짓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주식인 쌀을 키우는 농부분들이 정말 대단하고 다른 사람을 굶지 않게 해주므로 농사는 중요한 것 같다.
· 농사를 지으며 자연 속에서 같이 살아가다 보면 사심이 없어지게 되고 하늘과 자연을 자연스럽게 닮아가게 된다.
· 농사는 우리에게 식량을 제공하므로 큰 의미로 다가온다. 농사는 식량을 생산하는 일 외에도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에게 잡다한 생각을 없애주고 수확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해주므로 자연을 닮게 된다고 생각한다.
· 햇빛, 비바람, 토양 등 자연과 농사가 주는 혜택과 농민의 정성이 중요하다. 자연이 주는 혜택이 아무리 좋더라도 농민의 정성과 보살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농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만들어주는 마음의 쉼터라고 생각한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이 생각하는 농사의 중요성은 무엇인지요?
2. 농사를 지으면 왜 천진해지고 하늘과 자연을 닮아가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