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야 할 텐데

우리 선비, 10대와 농사를 노래하다

by 은은



自春無雨夏相仍(자춘무우하상잉) 봄부터 시작된 가뭄 여름까지 이어지니

女魃憑凌爾可憎(여발빙능이가증) 기승부리는 가뭄 귀신 네가 참 밉구나

天地爲爐烘似火(천지위로홍사화) 천지는 화로가 되어 불처럼 이글거리고

田原無髮禿如僧(전원무발독여승) 들판엔 초목이 말라 중머리처럼 민둥하네

螽蝗得勢能爲患(종황득세능위환) 메뚜기 떼가 극성이라 걱정스러운데

蜥蜴疎才不足憑(석척소재부족빙) 도마뱀도 신통치 않아 의지할 수가 없네

安得銀潢雙手挽(안득은황쌍수만) 어찌하면 두 손으로 은하수를 끌어다가

人間萬里洗炎蒸(인간만리세염증) 세상천지 찌는 더위 시원하게 씻어 줄까

- 서거정(1420-1488)의 「비가 안 와 걱정이네[悶雨(민우)]」



예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지속된다면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 갈까요? 일반 백성들 또한 굶주림을 못 이겨 자기가 살던 터전을 떠나 유랑을 하거나 풀뿌리를 캐먹고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며 목숨을 이어나가기도 하고 남의 물건을 빼앗는 산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해외에서 먹거리와 식량을 수입해 가뭄과 먹거리에 대한 걱정을 덜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수입에만 의존해서 자국의 시민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 가능할까요? 규모가 작더라도 내 집 베란다, 앞마당, 공공 유휴지, 건물 옥상, 학교 등에서 스스로 직접 먹거리를 가꾸어 먹는 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리라 생각됩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기술을 개발 중에 있지만 이웃 나라 중국은 벌써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많을 경우 인공강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강우의 성분이 환경에 유해하여 이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용 대신 도마뱀에게 비를 내려달라고 비는 주술 의식 및 기우제(祈雨祭)가 우스꽝스럽게 여겨지기도 할 텐데요. 이를 비과학이라고 업신여길 게 아니라 간절히 비가 내리길 기원하는 정성과 백성과 천지 만물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10대들은 이 글을 읽고 생명과 농부의 소중함을 배우고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뭄이 농부들만 걱정하는 일이 아닌 모든 사람과 생명붙이들의 고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도 말합니다. 또한, 텃밭 가꾸기 활동과 생명을 돌보는 일이 무관하지 않으며 땅과 생명, 지구사랑을 주제로 한 고전 읽기 활동이 텃밭 가꾸기와 농사 활동의 심리적‧이론적 배경이 되고 있음을 10대들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10대 생각


· 오늘날 농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노인들이 대다수이고 농사가 그들의 주수입원이나 풍년과 흉년에 따라 수입이 일정치 않기에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우리가 식물을 손수 길러서 먹어봐야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농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식물을 키움으로써 자연환경에 좀 더 다가가고 관심 가지며 귀 기울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지금의 농촌은 노인분들로 인해 이 장소가 존재하는 것 같고 우리를 대신해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꾸준함이 중요할텐데 힘들고 때로는 귀찮겠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고 농사를 계속 이어주는 농부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도시 농업을 하게 되면 농작물을 구입하는 데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나 스스로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마음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며 내가 직접 지은 거라 농작물이 더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 어젯밤 율하천을 걷다가 해바라기가 축 쳐져 있던 것을 보았다. 그래서 이 글이 더 공감이 되고 마음에 더 와닿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밤이라서 쳐져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만큼은 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 요즘 지구온난화로 인해 농사짓기가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다. 그렇기에 집에서 텃밭을 가꾸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라 여겨진다.


· 내 집 베란다, 뒷마당, 옥상 등에서 텃밭을 일구어 손수 길러 먹는 일은 수입산보다 우리 몸에 건강하고 안전하며 생명 돌보는 일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게 되어 좋은 것 같다.


· 농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정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의견에 동의한다. 가뭄 때문에 농사를 못 지으면 수업이 없는데 비해 세금은 계속 내야해서 조금이라도 농부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 요즘엔 환경오염이나 전쟁 때문에 전기, 식량, 가스, 석유 등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베란다, 집 앞, 텃밭 등에라도 조금씩 농작물을 심고 가꾸면 약간이라도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자연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가뭄이 장기화되어 먹거리가 부족하고 다른 나라에서 자국의 식량 보호 조치로 인해 그것을 수입할 수 없게 된다면 10대로서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요?

2. 베란다, 집 앞이나 뒷마당, 학교, 건물의 옥상, 놀리고 있는 땅, 텃밭 등에서 우리가 손수 먹거리를 길러서 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 농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정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의견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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