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허물

우리 선비, 10대와 성품을 노래하다

by 은은



待物而立者(대물이립자) 남에게 의지해야 일어설 수 있는 것은

嬰兒也(영아야) 갓난아이이고

附物而成者(부물이성자) 남에게 빌붙어 자라는 것은

女蘿也(여라야) 담쟁이이고

隨物而變者(수물이변자) 남을 따라 변하는 것은

影魍魎也(영망량야) 그림자이다

竊物而自利者(절물이자리자) 남의 물건을 훔쳐서 자기를 이롭게 하는 자는

穿窬也(천유야) 도둑놈이고

害物而自肥者(해물이자비자) 남을 해쳐서 자기를 살찌우는 자는

豺狼也(시랑야) 짐승이다

-장유(張維, 1587~1638), <군자에게 버림받고 소인으로 전락하는 길[君子之棄小人之歸(군자지기소인지귀)]> 중에서


우리가 스스로 설 수 있으려면 수많은 남들에게 빚을 져야 합니다. 첫째는 부모입니다. 내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스로 서려면 부모님께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둘째는 자연입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먹거리, 햇볕, 걸을 수 있는 땅, 물, 동식물, 나무, 바람 등 어느 것 하나 빚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셋째는 사회입니다. 요즘은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많이 하시기에 유아기에는 어린이집이나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손에서 크게 되고 그보다 조금 더 자라면 유치원, 초등, 중고등, 대학까지 사회의 교육기관과 선생님들에게 빚을 지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는 이웃과 사회, 가족, 자연에게 늘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빚과 은혜를 되갚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어야겠습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남이 나에게 의지할 수 있는 품을 마련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독서와 성찰,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다채로운 경험과 시련을 통해 단단한 열매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로는 남에게 빌붙어 자라는 것이 아닌 자연을 포함한 남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과 생명을 품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커다란 고령의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우리에게 무수한 영감과 휴식을 제공하듯 먼저 나 자신의 품을 넓힐 수 있어야 합니다. 이웃과 자연에 대한 사랑, 봉사, 헌신이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셋째, 남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 같은 삶이 아닌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체적인 삶은 어떤 삶을 말하는 걸까요? 성공을 위해 남의 비위를 맞춰가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참아가며 해 나가고 듣기 싫은 말도 꾸역꾸역 안으로 삼키며 살아가는 비위 좋은 사람을 우리 사회는 요구하고 있고 또 그러한 삶이 잘 살고 성공하는 삶이라 부추기고 있습니다. 내 삶의 그림자가 아닌 그 그림자까지도 안을 줄 아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타인과 생명에 폐 끼치지 않는 삶이야말로 주체적인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넷째, 양극화나 시기, 질투 등의 문제는 다른 사람이나 생명이 어떻게 되는 나의 욕심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비롯됨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곧 나 아닌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이자 은혜를 저버리고 선한 영향력을 지우는 행동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먹고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교육열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여러분은 수출을 통해 남는 이익이 약소국이나 가난한 나라의 피땀을 착취한 결과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물론, 나의 정당한 노력으로 이익을 남기는 행위이긴 하지만 그 소유와 획득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 나만의 힘으로 이룬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약자, 지구상의 무수한 생명과 무생명들, 자원을 알게 모르게 우리가 빼앗고 함부로 쓰고 있는지는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고도 짓는 허물과 모르고 짓는 허물, 이 두 가지는 사실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유 선생님은 이런 부류를 두고 ‘짐승’이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습니다. 오히려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우리가 이래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다섯 번째 허물이 자신과 이웃, 지구 생명 공동체를 망치는 가장 큰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 다섯 가지 허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10대 생각


· <다섯 허물>이란 글을 읽고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


· 지구 생명 공동체를 해치는 일 중의 하나로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우리가 종이 사용을 줄이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이 지구 생명에 어떤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찾아보고 일상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 내가 생각하는 도둑은 타인에게 내적인 상처(마음의 상처)와 외적인 상처(육체적·재산적)를 입히는 사람이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평화롭게 해결하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 남을 해치는 행위 중 하나가 상대방의 자존감을 낮추는 행동 즉, 놀림과 왕따이다. 그러므로 서로 믿고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자연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베푸는데 우리는 그것을 갚지도 않고 더 파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그냥 가만히 있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


·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거나 무시하는 일, 동물을 마구 잡아 죽이는 일이 지구 생명 공동체를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미덕은 ‘배려’라고 생각한다.


· 남을 해치는 행동에는 남을 정신적·육체적으로 불쾌하게 하고 피해를 주는 행위들이 있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이 좋아하는 행동을 고려해서 눈치껏 해 나갈 줄 아는 주변머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구 생명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로는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고 일회용품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행동이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키우기 위해서는 남을 먼저 생각할 줄 알며 나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를 피해를 입게 될 것이란 걸 항상 염두에 두고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 나와 남, 지구와 생명 공동체를 해치는 대표적인 물건은 ‘비트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인해 내가 이익을 보면 다른 사람이 울게 되고 내가 손해 보게 되면 나 자신이 울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면 막대한 매연이 발생 되어 이 또한 지구와 생명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지구 생명 공동체와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되 이 배려와 사랑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남에게 의지만 하지 말고 스스로 하자는 것, 남에게 빌붙기보다 내가 남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을 따라 하기보다 나답게 살자는 생각,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아닌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을 해보았다.


·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다시 돌아보니 살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빚을 지면서 살아왔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 주변의 사람들, 자연 또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이 생각하는 도둑은 무엇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세요.

2. 나와 남, 지구 생명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지구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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