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비, 10대와 성품을 노래하다
懲忿摧山(징분최산) 산을 꺾을 기세로 분노를 다스리고
窒慾塡壑(질욕전학) 구덩이를 메울 기세로 욕망을 막으라
忿慾消盡(분욕소진) 분노와 욕망이 모두 사라지면
披雲睹日(피운도일) 구름을 열치고 해가 나오리라
克與不克(극여불극) 나를 이기느냐 이기지 못하느냐가
小人君子(소인군자) 쪼잔한 꼰대가 되느냐 인간다운 성숙한 인간이 되느냐의 관건
-장흥효(1564~1633), <신세잠(新歲箴)>
이번 시간에는 일찍이 벼슬에는 뜻을 두지 않고 학문과 제자 양성에 전념한 조선 중기의 학자인 장흥효의 <새해의 다짐[신세잠(新歲箴)>을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신세잠을 쓸 당시 장흥효 선생님의 나이는 68세 노인이였습니다. 여러분은 노익장(老益壯 :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기력이 왕성해짐)]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그의 새해의 다짐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서 이런 기운과 당당함이 나오는 건지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여러분의 새해의 다짐은 무엇인가요?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 ‘좀 더 예뻐지게 해 달라’ ‘부모님과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도록 해달라’, ‘남자(여자)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달라’,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도와달라’, ‘신상 핸드폰을 얻게 해달라’ 등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새해 다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흥효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두 해전 새해 소망으로 ‘분노와 욕망’을 잘 다스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젊은이도 아닌 노인의 새해 소망이 분노와 욕망 조절이라니 좀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요.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새해 소망이 아닌 하필이면 분노와 욕망 조절을 언급했을까요?
그것은 곧, 이어서 나오는 구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극기(克己 : 자기 자신을 이기다)’를 위해서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아도 어려운 일이 바로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공자 또한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하여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눌러 예를 회복하는 일을 강조하였습니다.
<신세잠>을 쓴 장흥효의 호는 경당(敬堂)입니다. 요즘 주택이나 아파트에 이름을 짓듯이 옛 사람들 또한 집의 이름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 짓곤 했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의 이름에 ‘경(敬)’자를 쓴 것으로 보아 그는 매사에 있어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를 공경의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은 곧 나와 타인, 생명과 무생명을 공경하는 일이자 침묵을 통해 내면을 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불가에서는 인간이 경계해야 할 세 가지 경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탐욕을 뜻하는 ‘탐(貪)’입니다. 그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으면 배가 아프고 시기, 질투하게 되는 마음입니다. 둘째로는 성냄과 분노를 뜻하는 ‘진(瞋)’입니다. 우리가 흔히 눈이 뒤집어진다는 표현을 쓰지요. 분노가 치밀어오르면 마지 눈 먼 봉사처럼 앞뒤 가리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가 나거나 화를 내게 되는 것일까요? 추측해보자면 상대가 나의 기준에 맞지 않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내가 정한 기준이나 목표에 나 스스로가 도달하지 못했을 때, 상대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며 나의 고유 영역을 침범했을 때 화가 나거나 화를 내게 됩니다. 화를 낼지 말지는 자신이 정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합니다. 끝으로 어릭석음을 뜻하는 ‘치(痴)’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밝게 깨어 있지 못하고 당장의 일과 이익에만 매달리게 될 때 우리는 종종 어리석을 범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의 조급함과 자기 수양의 부족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조절할 줄 알면 구름을 해치고 해가 나오듯 자신의 밝은 본성 또한 회복하게 되고 우리 사회와 지구공동체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이 해야 할 일 또한 보이게 될 것이란 진실을 <신세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요?
10대로서 자신의 욕망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깨어 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새해 첫날 되짚어보고 앞날을 계획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과 시간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10대 생각
· 일상의 경계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따뜻하고 옳은 성품을 지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태껏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 뜻깊었고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하다.
· 내년에는 좀 더 성숙하고 멋진 학생이 되고 싶다.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 어떻게 다짐을 해야 좋은 다짐이 될지 생각하게 되었다. 또 다짐을 하고 어떻게 실행할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 새해 소원을 빈다는 것은 정말 빌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새해 소원보다는 새해 다짐을 정해 내가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분노와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심호흡하면서 못된 말을 입으로 내뱉지 않고 속으로 말하는 것이다.
· 새해의 다짐을 적으면서 생각하다 보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도 이루어질 것 같고 분노와 욕망이 조절되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의 새해 소망은 건강하게 가족과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분노와 욕망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은 소리 크고 소란스러운 노래를 듣는 것이다. 노래가 나 대신 화를 내주는 것 같아 분노 조절의 방법으로 이런 노래를 듣는다.
· 내가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은 멍을 때리거나 물을 마신다. 숨을 크게 내쉬고 인형을 때리거나 운다. 이렇게 하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곤 한다.
· 우리가 분노를 다스릴 줄 알게 되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 내가 분노와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집중이 되어 분노와 욕망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 이 글에서 분노와 욕망을 다스리고 막으라고 하였는데 때로는 그것을 나타내야 나의 주장을 잘 표현할 수 있고 마음에 쌓이는 게 없을 것 같다. 나는 분노와 욕망을 드러낸 적이 많았는데 분노와 욕망의 조절에 관해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 나의 새해 소망은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서 등교 시간을 잘 지키고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미리미리 준비해서 친구와의 약속 시간에 늦지 않는 것이다.
· 분노를 다스릴 줄 알아야 내면의 평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산을 깎을 기세로 분노를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 나의 새해 소망은 아빠가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돈을 적게 버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빚도 있고 가족이 5명에 반려동물이 3마리여서 그 돈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용돈을 많이 받고 싶은 뜻도 있다.
· 화가 나고 질투가 난다면 화가 난 상황을 되돌아보고 그 상황이 내가 정말 화낼만한 상황인가를 판단한다. 보통 나는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없는 상황리라고 나 자신을 설득한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나아진다. 그런 다음 한숨을 내셔 본다. 더 이상 그 상황을 떠올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2. 분노와 욕망을 다스리는 여러분만의 방법을 소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