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농부의 괴로움

우리 선비, 10대와 농사를 노래하다

by 은은



薄田苗長麇豝吃(부전묘장균파흘) 마른 땅에 싹 자라면 노루, 산돼지 훔쳐 먹고

莠粟登場鳥鼠偸(유속등장조서투) 조라도 조금 나올라치면 새, 들쥐 훔쳐 먹네

官稅盡輸無剩費(관세진수무잉비) 세금 겨우 바치고 나면 남은 곡식 하나 없건만

可堪私債奪耕牛(가감사채탈경우) 사채 빚 받겠다고 소마저 빼앗아 가네

- 김시습, <詠山家苦(영산가고)>



이번 시간에는 여러분과 함께 조선 전기 오세 신동으로 불리던 길 위의 시인인 김시습의 <산골 농부의 괴로움>이란 시를 가지고 농사짓는 어려움에 대해 얘기 나눠볼까 합니다. 그는 백성의 처지를 마음 아파하며 지은 시들이 많은데요. 이 시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교외나 농촌에 가보면 멧돼지나 두더쥐, 참새, 들쥐, 다람쥐 등이 농민이 애써 가꿔 놓은 땅콩, 고구마, 감자 등 농작물을 파먹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허수아비입니다. 농촌을 대표하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쇠꼬챙이를 세우고 플라스틱 빈 병을 반으로 잘라 붙이거나 총소리나 호루라기 소리, 대포 소리가 나는 신호 장치를 설치해서 들짐승이나 날짐승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일정 간격을 두고 들리는 소리가 고용한 농촌의 풍경을 일그러뜨리는 면도 없지 않지만 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농민들의 고육지책임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멧돼지가 시가지를 내려와 편의점을 급습한다든지 먹을거리를 찾아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생명 가진 짐승들이 오죽 먹을 것이 없으면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와서 때로는 농작물을 망치기도 하고 때로는 사살되기도 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 인간이 다른 생명들에게 참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앞섭니다. 산길이나 시골길, 혹은 고속도로에 보면 노루나 고양이, 개, 삵 등 야생동물들이 심심치 않게 자동차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게 보게 되기도 합니다.


가족이 먹을 만큼만 생산하는 텃밭 가꾸기나 대대로 내려오는 자신의 땅으로 농사짓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농민들은 남의 땅을 빌어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 대부분입니다. 이상 기후로 인해 비가 많이 오거나 혹은 너무 더워서 냉해나 가뭄을 겪게 되면 농작물의 피해로 인한 타는 마음을 그 누가 알아주고 헤아려 줄 수 있을까요?


비싼 비료값과 사료값으로 인해 빚을 낸 농민들이 대부분이며 농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입니다. 빚을 갚아 나갈 여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땅을 빌린 임차금과 비료, 사료값, 기계 대여료, 기름값 등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농민들은 도시 급여 생활자에 비해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돈이 얼마나 될까요?


풍년이 들었다고 한들 많이 생산되면 생산되는 대로 제값을 값지 못해 논밭을 갈아엎는 일이 흔하며 값싼 수입 농산물의 공세로 인해 희망을 읽고 농약을 마시는 등 자살하는 농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농업과, 농촌, 농민의 위기는 인류 문명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는 수출을 통해 해외에서 식량을 수입하고 있지만 자국에서 기후 위기, 식량난 등이 생길 경우 우리나라에 식량을 수출하려고 할까요? 식량은 경제적 가치를 따져서는 안 될 생명의 근원이며 우리가 반드시 지키고 후대에 물러줘야 할 유산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소농을 지원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일 방안을 온 힘을 다해 찾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태껏 쌓아올린 ‘농(農)’이라는 정신적 가치와 자산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며 농부라는 하늘이 내린 ‘천직(天職)’ 또한 농사짓는 노인이 돌아가시고 나면 사라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10대 생각


·기후 온난화 시대에 농부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부들이 힘들게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지 않도록 식량을 아끼고 이들의 일손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동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와서 피해를 주는 건 나쁘지만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동물들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먹을 것을 다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들의 터전을 보존하고 먹을거리도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내가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게 되면 잡초나 벌레를 없애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 잡초나 벌레를 없애기보다는 함께 공존하는 법을 찾아볼 것이다.


·농부들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이들에게 기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인 것 같다. 야생동물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이를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농부들에게 무료로 음료수를 제공하여 농사지을 때 드시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가족 농촌 일손돕기 체험단을 모집하여 농부들을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농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일손이 부족한 마을에 가서 일을 돕게 하거나 젊은 농부들을 더 양성하고 이들에게 세금을 줄여준다.


· 내가 만일 텃밭을 가꾸게 되면 꾸준히 돌보지 못하는 것이 어려운 점인 것 같다. 처음에는 흥미를 가지고 돌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귀찮아서 집 밖에 잘 나가게 되지 않을 것 같다.


· 내가 농작물을 기르게 된다면 가뭄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고 점점 비싸지는 비료값에 부담이 많이 될 것 같다.


·생영에 대한 소중함과 안타까움, 미안함 등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알아차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 농사에 도움이 되게 적은 돈이라도 기부하거나 농업, 농민, 농촌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을 실시하면 좋을 것 같다.


·농부들에게 세금을 적게 거두고 힘써 기른 농작물을 많이 팔아주는 것이 이들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농사를 짓는다면 기후에 따라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이 일정치 않고 농작물에게 자주 신경을 써줘야 하므로 번거롭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부들에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해주고 여러 가지 혜택을 많이 주는 것이 이들을 살리고 생명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농사를 처음 짓게 된다면 날씨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흙이 좋고 어떤 열매가 잘 자라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농부가 겪는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이들이 지은 농산물을 우리가 더 맛있게 먹기! 대동령이 농부들에게 세금 혜택을 많이 주기 등을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이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게 된다면 예상되는 어려운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2. 농부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호의 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