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天然無限美(천연무한미) 천연의 무한한 아름다움이란
摠在未粧時(총재미장시 아직 단장하기 전에 있구나
-최해(崔瀣, 1287-1340), <연꽃[風荷(풍하)]>
최해는 최치원의 후손이자 고려 시대 문장가이며 성균학관을 거쳐 예문춘추검열 등 여러 벼슬을 지냈습니다. 성격이 강직하고 타협을 몰라 조정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말년에는 농사를 지으며 저술에 힘썼습니다.
묘하게도 그의 이름의 뜻인 ‘이슬 기운’과 바람에 흔들리는 연꽃[風荷(풍하)]는 많이 닮은 듯합니다. 그의 삶 자체가 세속에 있되 물들지 않는 연꽃 같은 삶이라 더 그러하겠지요.
요즘 남녀 가리지 않고 미(美)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천연의 무한한 아름다움’은 자신을 꾸미지 않은 모습에서 드러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자 또한 이름 없는 통나무를 비유로 들며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고 바라는 것 없이 고요해지면 세상은 절로 바르게 될 것이다.[무명지박 부역장불욕, 불욕이정 천하장자정(無名之樸 夫亦將不欲, 不欲以靜天下將自正)]”라고 하며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꾸미거나 욕심내지 않음, 자연스러움, 천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장인, 장모님과 처제, 그리고 아내와 아들 이렇게 6명이 한집에 살고 있습니다. 장인, 장모님이 남은 생의 소일거리로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 안과 바깥 테라스에 각종 꽃과 나무를 심어 두고 아침마다 장인, 장모님이 물을 주며 정성을 다해 돌보고 있습니다. 그중 커다란 단지에 연꽃 한 송이를 함께 기르고 있는데 가끔씩 수면 위로 얼굴을 수줍게 내밀며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신비하기도 하고 무료한 삶에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 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자세히 보아야 사물의 진면목을 알 수 있듯 우주를, 지구를, 지구 생명을, 작은 생명과 무생명들을 나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돌아보듯 애정과 관심을 쏟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단장하기 전처럼 자연스레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