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일상 | 3월 네 번째 이야기
선로
따로 사무실이 없으니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정해진 선로를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기차 대신 느리지만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다.
• 흑백의 일상 1487일차
D. 2022.03.21
L. 수원 율전교
낙서
이제 13개월인 아들은 두뇌 발달에 좋지 않은 동영상을 볼 순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무방하기 때문에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기회를 갖는다.
다만 그 작품 세계를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
• 흑백의 일상 1488일차
D. 2022.03.22
L. 수원 천천동 우리 집
꽃샘
아직 꽃이 피지 않았는데 시샘할 수는 없을 터.
옷깃을 여며야 하는 추위의 이유를 알 수 없다.
하긴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 몇 개나 되겠는가.
• 흑백의 일상 1489일차
D. 2022.03.23
L. 춘천 돌담길 입구
환승
환승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계단을 힘차게 뛰어오른다.
이제는 그 정도의 체력이 없기 때문에
미리 도착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 흑백의 일상 1490일차
D. 2022.03.24
L. 수원역 플랫폼
상대성
기차를 타면 바깥 풍경이 느리게 지나가고
인도에서 보는 전철은 빠르게 스쳐간다.
삶도 어떤 위치냐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 흑백의 일상 1491일차
D. 2022.03.25
L.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 부근
감사
아들과 같이 맞는 두 번째 생일.
나의 두 살 때 생일을 맞았던 선친을 떠올린다.
생일은 축하받는 것보다 감사하는 것이 먼저다.
• 흑백의 일상 1492일차
D. 2022.03.26
L. 수원 천천동 우리 집
감내
강자의 논리로 뉴스를 가득 채우는 요즘.
세계는 연결되어 있음을 일상에서도 직접 체험한다.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확실한 교훈을 얻는 대가라고 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 흑백의 일상 1493일차
D. 2022.03.27
L. S-OIL 행복주유소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