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서 배우는 것들_5.
“아빠는 x야”
며칠 전 같이 놀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다.
글자 그대로 O, X 중에 X다.
뭐든 들어주던 아빠가 안된다고 했더니 기분이 상한 모양이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표현을 배웠을까 싶었지만
혹시나 해서
“엄마는?”
“엄마는 O야”
이런.
O는 말로만, X는 두 손가락을 이용해서 확실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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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자기 전 마지막 간식을 먹으면서
자석 블록을 이리저리 맞추어 보는데 우연히 X자 모양이 되었다.
“이욱아, 아빠는 X야?”
“아니야, 아빠는 O야”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뭉치까지 모두 O라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친구 한 명이 장난감을 한 번만 빌려주었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또 다른 친구 한 명은 아예 빌려주지도 않았다고 덧붙이고.
“그래서 슬펐어?”
“네~”
“그럼 그 친구는 X야?”
“...”
대답 없이 뭔가 생각을 하듯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친구는 O야”
“다른 친구는?”
“다른 친구도 O야”
“그럼 우리 모두 O네”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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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있더라도 굳이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가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것이 평가의 기준이 될 필요도 없다.
모두가 서로에게 O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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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 간식인데 가운데 동그란 구멍이 있는
파인애플 두 덩이는 좀 과한 것이 아닌가.
아니다.
다 먹었으니 O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