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여덟 번째 기제사 날
이욱이가 막 태어났을 때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어머님께서 아내에게 보내준 사진입니다.
제 실물 사진첩에 있는 것이니 저야 본 적이 있지요.
첫아들이 태어났음에도 집안 행사에 간다고 삼일 동안
조산원에 오지 않으셨을 정도로 혈기 왕성한 시절에 자녀를 본 아버지.
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친구들 조차 무서워할 정도로 엄하신 분이었지만
경제적으로는 무엇 하나 빠진 것 없이 뒷바라지해주고
싶어 하셨던 전형적인 1980년대 아버지이셨지요.
특히 우리 가족뿐 아니라 친인척 모두의
안녕과 평온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셨던 분이셨습니다.
항상 경북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내시곤 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부산 사나이의 이미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만들어진 면이 큽니다.
조금 손해를 보는 듯해도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불리해도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이끌어가는.
오늘은 아버지의 여덟 번째 기제사 날입니다.
살아계셔서 막 태어난 손자를 보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실지는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그보다 돌아가시기 전에 오랫동안 병 투병을 하셨기에
건강하게 함께 웃고 떠든 기억이
너무나 멀리 떨어진 것은 가슴에 사무치도록 저려옵니다.
아들 이욱이에게 어떤 아빠가 될 수 있을까요.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떠 올리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