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정엽 대만은 지금 Oct 15. 2021

“타이레놀, 외로움과 공감 능력 감소시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에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진통제가 있으니 바로 타이레놀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타이레놀이라는 이름이 해열진통제의 대명사로 쓰인다. 대만에도 이렇게 타이레놀과 같이 해열진통제의 대명사가 있다. 바로 푸니텅(普拿疼)이다. 성분과 함량은 타이레놀과 똑같다.


두 약의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이다. 한 알에 500mg의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권장량은 하루 3500mg(7정) 이하로 복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지난 9월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 복용 최대 용량인 4,000mg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감기약 등 다른 약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있을 수 있다고 과다복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대만 미녀의사로 널리 알려진 쉬수화는 “가능하면 3,000mg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지난 7월 일본산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1차 접종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8일 가량 고생한 기억이 있다. 이부로펜보다 아세트아미노펜이 내 몸에 더 잘 맞고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왔던 터라 접종 후 발열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한 알만 먹어도 내 몸은 즉각 진통 효과를 보여왔가에 두 알을 복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여겼다.


백신 접종 후 처음 발열이 있었을 때 푸나텅 한 알만 복용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그리고 약 8시간이 지나자 약빨이 떨어졌는지 다시 고열로 돌아왔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약 먹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머리가 아파왔다. 한쪽이 아프다 못해 깨져버릴 것만 같았다. 결국 푸나텅 한 알을 다시 꺼내 먹었다.


지난 9월 대만에서 한 여대생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 하고나서 아픈 나머지 푸나텅을 6알을 먹었는데도 접종 후 고통이 가시질 읺았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뭐 체질에 따라 다르겠거니 했다.


아세아미노펜은 이렇게 진통제로 쓰인다.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인간이 감정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할까? 신체적 고통을 낮춰주는 진통제가 정신적 고통도 낮춰줄까?


찾아보니 흥미로운 실험 결과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외로움’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십여 년 전에 나온 적이 있다. 외로움도 고통이기에 진통제가 이를 완화해 주는 것일까?


다른 하나는 ‘공감 능력 감소’의 결과가 2016년에 나온 적이 있다. 기쁨, 불쾌감 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두 연구결과를 보니, 진통제를 먹으면 자기 고통에 무뎌지고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능력도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만큼 감각 자체를 무뎌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맞고 멍해지고, 아세트아미노펜 먹고 무감각해졌나 보다.


외로움을 느낄 땐 타이레놀, 타인 공감 능력이 지나치다 싶을 때도 타이레놀!


불안장애, 분노조절용으로도 효과가 있을까? 화가 났을 때, 감정 제어가 안 될 때, 이 타이레놀을 섭취하면 어떨까? 좀 진정이 되려나…?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음 좋겠다. 육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가 정신적 고통도 줄여주는 뭐 그런 연구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나라서 개봉될 뻔한 중국 영화 ‘금성천’을 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