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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정엽 대만은 지금 Dec 27. 2021

이번에도 대만 기독교 잡지에 글을 실었다


대만 기독교 잡지에 또 기고했다. 한국 뉴스를 기독교작 관점을 잘 섞어 써달라고 부탁받아 본의 아니게 짧게 1편 쓰게 됐다.


당시 아프가니스탄과 대한민국 관련 기사였다. 뉴스가 참 많았는데, 웹사이트가 아닌 잡지 지면 한계가 있어 최대한 줄여서 팩트만 빠르게 전달하고자 했다.


한 달 뒤 또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서 정성스럽게 중국어로 썼다. 틈 나는 대로 휴대폰을 꺼내서 사전도 찾고, 성경 구절도 찾고… 그리고 그냥 보냈다. 때마침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히트였고, 이틀에 다 몰아서 본 터라 반 기독교적인 요소를 콕콕 짚고 설명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재미있을 거라고. 안 봤으면 꼭 보고, 봤으면 내가 말한 반기독교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고 다시 보라고.


편집장은 내게 그냥 내친김에 2022년 고정 필진을 제안했다. 말이 고정이지 뭐 앞에서 한 것처럼 똑같이 하면 되는 거였다.


최소 10차례나 글을 써야 했다. 영어로 쓰면 순식간에 쓸 수 있을 거 같아서 물어봤더니 그건 안 된단다. 나는 뉴스 소재가 기독교랑 맞물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소재가 없으면 쓰지 않겠다고 살짝 협상을 했다. 그러자 편집장은 그럼 먼저 1분기만 하자고 했다. 난 쓸 이야기가 없다면 군대에서 교회 간 경험을 써도 되냐고 물었다. 결국 그렇게 내 마음대로 쓰라는 말을 들은 뒤 구두 계약이 성사됐다.


2022년 내가 맡은 섹션의 원고 마감일 일정을 받았다. 3개월 하자더니 1년 치를 보내왔다. 어찌 됐든 난 일이 생기면 안 해도 된다는 있는 약속을 받았다. 적어도 기독교니 나를 속이고 해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그러니 불필요한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됐다.


어찌 됐든 이왕 하기로 했으니,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 해보기로 했다. 과거 중국어로 글 써서 현지 매체에 실어보는 것이 대만에 올 때 가졌던 꿈 중에 하나가 아니었던가. 인타넷 매체에는 실었지만 잡지에는  전무했으니, 어찌 보면 이는 내게 소중한 기회인 셈이다.


12월은 크리스마스니 안 써도 됐다. 하지만 난 일찌감치 원고를 하나 더 보냈다. 얼마 전에 사망한 노태우 전 대통령 이야기였다. 엇갈리는 그에 대한 평가,  기독교로 개종한 이야기, 죽기 전까지 편치 않았단 삶 등을 짧게 재조명했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쫓기는 게 싫어 일찍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죽었다. 편집장이 연락이 왔다. 그 뉴스를 봤다며. 의외로 노태우, 전두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잽싸게 전두환 사망을 다루면 아무리 기독교인이라도 대만인이라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지 않겠느냐며 전두환은 쓰지 말고 노태우로만 가자고 했다. 둘을 엮어서 정치적으로 길게 쓸 수는 있어도 종교적으로 짧게 쓰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 줬다. 내 말을 이해한 편집장은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나는 잠시 중국어 기고를 잊고 있었다. 그저 원고를 너무 일찍 제출해서 다음 호 원고까지 시간이 많다고만 여겼다.


기독교 잡지에 대만인을 대상으로 뭔가를 실으려고 우리나라 뉴스를 검색해 보니, 참 소재가 없어도 너무 없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주제로 이미 아프간 뉴스에서 썼으니 그 뭔가 다양한 게 필요했다. 기사 몇 꼭지를 추리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그냥 버리기로 했다.


이 잡지의 마감을 잠시 잊고 살았다. 그러다 편집자가 연락이 왔다. 원고 마감 3일 남았다며 독촉하는 메시지였다. 마지막으로 마감기한을 확인했을 당시 분명 14일이나 남았다. 그런데 이게 뭔 소리란 말인가.


뉴스를 뒤지는데 온통 이재명, 윤석렬 대선후보 얘기뿐이었다.

 ‘아…. 3일…. 정말로 군인 시절 교회 가서  초코파이에 엉엉 운 이야기를 써야 하나….’


문득 얼마 전에 본 뉴스가 떠올랐다.


‘이건 분명 대만인들도 흥미롭게 여길 거야!’


바로 ‘교수신문’에서 발표한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2021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가 꼽혔다. 그 전년에는 ‘아시타비’가 1위였다.


그래! 2월 호면 춘절(음력설) 연휴도 있도 하니까 잘 맞겠군!’


그렇게 정하고 휴대폰을 꺼내서 기사를 만들어 갔다.


걸을 때도, 잠깐 커피를 마실 때도, 화장실에서 대변을 볼 때도, 휴대폰을 들고 글을 썼다.


그리고 컴퓨터에 앉아서 워드를 켜고 눈에 불을 켜고 30분-40분 동안 미친 듯이 정리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원고가 완성됐다. 10분 간 다시 읽고 또 읽고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외국인인 내 눈에 글이 최대한 임팩트하게 보이도록 퇴고한 뒤 편집장에게 보냈다.


받는 순간 또다시 걱정이 앞섰다.


다음에는 뭘 써야 하나…’


중문과 출신도 아니고, 어학당을 다니면서 체계적으로 중국어를 배우지 못한 나. 어쩌면 평생 끝낼 수 없는 중국어 공부를 해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고]

2021年,韓國年度成語是「鼠同處」。根據《授新聞》報導,該新聞於去年11月26日至12月2日,對全國八百八十名大學授進行調,「鼠同處」以五百一十四票登上該年度榜首。在擁有漢字文化的韓國,每年年底,大學授都在談論歷年的四字成語。

「貓鼠同處」一詞出現在中國的《新唐書五行志》,意思是,必須抓盜賊的人跟盜賊變成一夥。2021年,韓國房地產不淨,腐敗問題不斷出現,例如,LH韓國土地住宅公司案,京畿道盆唐區大庄洞開發案等,都是負責國事或執法人員與貪圖利益者結合,干預或捲入其中。因此,韓國房價漲幅創十五年新高,即使文在寅政府持續打房,仍不見成效,甚至造成反效果。

選擇「貓鼠同處」的教授表示,應該秉公執法、監督管理的官員竟然與利益集團綁在一起,導致原本應該三權分立的行政部門,最終行政效能不彰。教授們也為2022年的總統選舉憂心,對領導者的道德充滿懷疑,「在這種情況下,我們必須選擇一個相對不那麼糟糕的候選人。」

上帝將客觀真理賜給人,人應該根據這個真理思考和行動。「貓鼠同處」一詞很可能反映韓國人民的願望「貓鼠異處」,因爲一切都是祂造的。「因為萬有都是靠他造的,無論是天上的,地上的;能看見的,不能看見的;或是有位的,主治的,執政的,掌權的;一概都是藉著他造的,又是為他造的。」(歌羅西書一章16節)

此外,2020年韓國年度成語是「我是他非」,意思是,我是對的,其他人是錯的。是一種雙層標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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