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싶어도 참아야 하느니라...

평생 아프지 않게 달리는 것이 목표

by 이제희

8월부터 9월까지 런린이 워밍업을 거친 나는 10월 첫 대회에 나간 뒤 뛰는 게 더 재밌어졌다. 그래서 11월에는 계속 달리고 싶었다. 시간이 될 때는 매일 달리고 싶었는데 과거 무지하고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을 혹사시켰던 과오를 반성하며 다시 뛰기 시작한 뒤로는 절대!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무릎이 너무 아파 울며 뛰었고 이제는 달리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이 떠올라 뛰고 싶어도 꾹 참았다. 러닝 뒤 하루는 꼭 쉬어줘야 한다는 나만의 룰을 만들었다. 뛰고 싶을 때면 이론 공부다~라고 생각하며 방구석에서 러닝 영상을 주구장창 보며 달리고 싶은 욕구를 조금씩 달랬다.


공복러닝 30일 도전이라든지, 매일 5킬로미터 달려본 후기라든지. '매일 뛰는 러너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도 뛰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당돌한 생각이 한편을 비지고 들어왔다. '그래 과하지 않게 5킬로미터만 뛰는데(어느새 5킬로미터가 과하지 않다는 자만함에 빠져버림...) 괜찮겠지...?' 그렇게 이틀 연속 뛰는 날도 생기고.. 첫 마라톤에서 첫 10킬로를 뛰고 나니 '이제 나도 10킬로를 뛸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고 자신감도 붙었다. 또 크루원들과 다음 11월 대회를 위해 주 1회는 10킬로 연습을 하기로 하면서 이제 5킬로를 뛰면 뭔가 아쉬운 마음까지 들었다.


주 1회는 10킬로를 뛰고 나머지 3-4일은 5킬로를 뛰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이라고 느리지만 길게 뛰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해서 20킬로도 뛰었다. 생각보다 안 힘들어서 더 멀리 뛰고 싶은 생각이 들 때쯤... 찾아왔다 역시나... 무릎 통증...!


사실 전조 증상은 있었다. 허리와 아킬레스건이 아파서 슈피팅이라고 하는 발분석을 받은 후 내게 맞는 안정화까지 구입했다. 확실히 전문가의 추천으로 산 러닝화라 그런지 아킬레스 통증은 많이 개선이 됐다. 너무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뛰어서 충격이 많이 가서 아픈 거라고 하셨다. 그런데 허리가 왜 이렇게 아플까. 허리가 아프면 또 쉬었다. 그런데 쉴 때 마사지든 근력 운동이든 해줬어야 하는 건데. 그냥 쉰 게 문제였을까.


무릎 통증이 심해지길래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고 앞벅지와 옆벅지 근육이 뭉치면 무릎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폼롤러 마사지도 열심히 해줬다. 웬걸! 정말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 그렇게 난 땜질식 처방을 하며 달리기를 반복했고 어느 시점부터는 무릎 외측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장경인대 증후군.

사실 전에도 앓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냥 달렸다. 당시에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져 있었고. 매일 달리기로 한 나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면 난 정말 한심한 아이일 거라고.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면 안 된다는... 그런 논리에 빠져 있어서 아프지만 항상 달렸다. 그때도 외측 무릎이 아팠었다. 이제 와서 제대로 진단을 받고 보니 둔근이 약해 엉덩이와 무릎을 잇는 장경인대가 무릎 관절과 부딪히며 통증을 유발하거나 염증이 차는 증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근력운동과 마사지는 필수. 약한 엉덩이 대신 무리하게 무릎으로 뛰다 보니 생긴 증상이라 다시 뛰더라도 엉덩이 근력을 보강해주지 않으면 언제든지 또 아플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일주일 동안 꾹 참고 있다. 매일 밤 폼롤러 마사지와 근력 운동도 병행해주고 있다. 다음주가 되면 뛸 수 있을까. 빨리 뛰고 싶은 만큼 정성스럽게 나를 돌봐주기로 했다. 런린이가 런친자가 되려다 다시 휴식기를 가지며 런린이로 복귀했지만. 난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쭉 평생 아프지 않고 달리는 게 목표다. 한 달을 쉬더라도 꼭 다시 뛰지 말고..! 참자 난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짐한다 오늘도.


다시 뛸 날을 기원하며 오늘도 브릿지를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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