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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HereUs Mar 21. 2021

계속 쓰고 싶은 사람

'쓰는 사람'이 될 때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 일에 인정을 받기를 바라는 건 보편적 욕구라 생각한다. 


읽고 있는 책 #I_Thought_It_Was_Just_Me #수치심권하는사회 에서 Brene Brown 박사는 이런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We all need to feel valued, accepted and affirmed.


#인스타그램에는절망이없다 를 쓴 정지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의 무대랄 게 필요하다. 

누군가는 공연장이, 공연장이 없으면 버스킹 할 길거리라도, 그 길 위의 청중이라도, 그조차 없으면 온라인 속의 시청자라도 필요하다. 

누군가는 글을 쓸 지면이, 그러나 지면이 없으면 자신의 블로그라도, 그조차 없으면 글쓰기 모임이라도 있어야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져 글쓰기 모임에 가입 한 나, 페이스북은 원래 하고 있었고 이제 브런치도 시작했으니 나는 무대가 너무 많은 셈이다. 간혹, 잘 보고 있다고, 계속 써달라고 하는 댓글들을 보며 다시 써야 할 에너지가 충전된다는걸 느꼈다.



오늘 나의 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만든 무대에 올랐다.

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posts/2824566251125863

 

같은 글이 다른 무대에 오르자 읽는 사람의 수가 달라졌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달라졌다.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공감이 된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내 글 속 문장을 언급하며 자기 삶을 돌아봐야겠다고 했고, 또 어떤 댓글에서 내 글은 '이제껏 본 최고의 미나리 감상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우리 가족의 꿈이 이루어진 것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분도 있었다. 시간을 내어 달아준 모든 댓글이 감동이었지만, 이 문구를 읽으며 글을 쓰기까지의, 쓰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제가 겪지 않은 상황임에도 구절구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공유하며 달아준 정지우 작가의 한 줄 평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영화 <미나리>는 어쩌면 이 글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만큼 영화와 글이 어우러지며 절절이 와 닿았던 글이었습니다."


울면서도 글쓰기 모임에서 강조한 "작가는 자신이 쓰는 모든 문장, 단어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라고 한 게 그의 짧은 한 줄 평에 드러난다는 게 재밌어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 단어는 바로 '착각'이다. 당연히 영화 <미나리>는 내 글을 위해 만들어졌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렇게 '착각'할 만큼 영화와 어우러지는 글을 썼다니, 정말이지 최고의 찬사라는 생각을 했다.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는 좋은 작가이자 좋은 선생님이다.


내 글이 다른 무대에 오르며 함께 공유된 브런치 주소를 타고 많은 분들이 방문해서 '라이킷'과 '구독'을 눌러주셨다. 숫자를 확인하며, 눌러준 사람들의 아이디를 확인하며, 그들의 무대를 구경하며, 글쓰기모임에서 늘 강조하는 '골방에서 나와서 쓰는 글'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다. 독자와 소통한다는 생각을 갖고 써서 글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쓴 글이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읽히는지, 읽은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쓰는 사람'으로 나를 규정하기엔 모자라지만, '계속 쓰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은 써도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계속 써야 할 이유가 늘어난다. '쓰고 싶은'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될 때까지. 나의 글쓰기는 계속된다.


#글쓰기

#쓰는사람

#쓰고싶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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