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방으로 놀러와방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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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대의 명물은 붕어방이라 했다.

봄이 되면 벚꽃이 활짝 펴 예쁘다 했고, 날이 좋으면 학생들이 붕어방 주변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붕어방은 과기대를 처음 둘러봤을 때부터 가장 신기한 곳이었다. 일단 이름부터가 신기했다. 왜 붕어방이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가 맞는 건가? 붕어가 살아서 붕어방인 걸까?

소문도 무성했다. 에디터들 사이에서는 매년 겨울이 오면 붕어방의 붕어를 뜰채로 잡아 건진다는 정보가 돌았다. 붕어방에서 낚시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소문이 무성한 붕어방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붕어방을 관리하는 시설관리팀을 만났다.


INTERVIEW

붕어방관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붕어방은 한쪽에서 전적으로 담당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부서에서 각자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분수나 물관리는 시설과 기계팀이 담당하고, 갈대 제거는 동절기에 토목조경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 위에 불순물이 있을 때는 총무과 방호원들이 뜰채로 걷어내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다들 협력하는 거죠.

붕어방은 왜 붕어방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그 의미가 맞나요?

맞아요. 영어로 해도 붕어’s room이라고 번역돼요. 붕어가 사는 방이란 뜻이죠. 하지만 붕어 외에도 가물치, 잉어 등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죠.

전 거북이도 있다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어요.

그건 거북이가 아니라 아마 남생이일 거예요. 붕어방에 방생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시더라고요. 하지만 방생은 한강에서 해주세요. 붕어방은 지금 있는 아이들로도 충분한 곳입니다.

하하. 그리고 한때는 물고기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리모델링을 하면서 물을 다 빼 본 적이 있는데, 물고기들이 어디 갔는지 다 없는 거예요. 이 밑에 펄이 있어서 거기로 다 숨었던 거지. 그때는 물고기 몇 마리 없는 줄 알고 많이 풀어둬서 지금은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안 잡혀요. 지금도 먹이로 유인한 다음 그물을 던지면 처음에 다섯 마리 정도 잡히고 그 후엔 잘 안 잡혀. 안에 고기들이 엄청 날래요. 잡으려는 걸 알고 기가 막히게 도망을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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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붕어방 안에 분수도 있더라고요. 분수는 언제 켜지나요?

분수는 주중에 세 번 등교 시간, 점심시간, 하교 시간에 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편의를 우선시해 주말엔 켜지 않고 있습니다.

붕어방을 관리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토목과에서는 매년 갈대 제거 작업을 진행해요. 매년 겨울 얼음이 꽝꽝 얼 때 들어가 제거하죠. 갈대는 주로 붕어방 가장자리에서 나는데 매년 제거해 줘야 다음 해 붕어방 경관이 유지됩니다.

얼음이 두껍지 않으면 갈대 제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 힘들죠.

그러면 호수가 얼어도 안에 있는 고기들은 안 죽나요?

아, 여기 겨울에 붕어들을 다 빼서 관리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이 친구들이 겨울이 되면 펄 안으로 들어가서 동면을 하거든. 그래서 안 죽어요. 치울 필요가 없지.

아하! 그런데 전 리모델링 하면서 펄도 빼냈다고 들었거든요!

맞아요. 펄들은 다 파내고 거기에 자갈이나 모래를 집어넣었죠. 지금은 가장 깊은 곳이 분수대 옆인데, 2m가량이에요. 많이 깊지 않죠. 또 하나 힘든 점은 붕어방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거나 붕어들에게 과자를 주는 거예요. 어떨 때는 주먹밥을 통째로 주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다간 붕어도 고지혈증에 걸립니다. (농담) 붕어용 밥이 따로 있으니 먹이를 주지 말아주세요.

찾아보니 악취에 대한 민원도 꽤 있던데.

맞아요.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옵니다. 이곳 호수도 지하수 조금이 흘러들어올 뿐 빗물로 수원을 유지하는 것이 다이기 때문에 냄새가 나기도 하죠. 특히 기압이 낮아지면 더욱 그래요. 그런데 이때 분수가 순환작용을 해주거든요. 가만히 두면 물 안은 썩어가도 오히려 냄새는 나지 않아요. 하지만 분수를 쓰면 안에 공기가 주입되면서 붕어방 공기가 순환되고 물이 잘 썩지않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냄새가 나게 되죠. 하지만 주변의 다른 호수보다 오히려 수질은 좋은

편입니다.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 첫 책에 나왔던 호수보다 좋을 거예요. 이렇게 분수를 가동해 수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건 붕어방이 자연하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붕어방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연 호수라고 들었거든요.

네. 붕어방은 자연하천입니다. 요즘 만드는 생태하천은 40-60cm 정도고 펄도 없죠. 그래서 고기들이 동면에 견디질 못해요. 겨울에 고기들을 걷어낸다는 이야기는 아마 그런 곳을 생각해서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여긴 아시다시피 자연하천이기 때문에 겨울에 붕어들을 옮길 필요가 없죠. 시설관리팀은 자연하천인 정체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붕어방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럼 반대로 가장 보람 있던 적은 언제인가요?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을 때죠. 특히 봄철이 되면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한적하게 앉아있거든요. 또 요즘은 외부인도 많이 찾아서 그야말로 지역명소가 되었죠. 리모델링 이후에 재학생 외부인 할 거 없이 많이 찾아주는 장소가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지역 주민과 하나 되는 상생의 장소가 된 거고. 그런 장소를 관리한다고 생각할 때 가장 보람 있어요. 다만 쓰레기가 많아 주말이 지나면 청소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무심코 붕어방 안으로 던지는 먹이들도 붕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요. 그런 점만 자제해주신다면 모두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보니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번엔 누가 자전거를 분수에 던져 놓았더라고요. 외국인 학생들이 수영한다고 내기를 했나 봐요. 결국 건지는 것은 우리 몫이었죠. 또 한 번은 누가 돼지 머리를 던진 적이 있었어요. 물고기들은 달려들고.... 이런 사건 사고들에 대처하는 관리가 필요하죠.

리모델링 이후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특히 요즘엔 드라마 촬영도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엄격히 관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관리가 없었다면 붕어방은 지금처럼 만남의 장소는 되지못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붕어방이 가장 아름다울 때를 추천받고 싶어요.

봄이죠. 봄입니다. 이곳 벚나무는 다른 곳과 달리 수양벚나무라고 해서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어요. 그 외에 왕벚나무도 있고 다른 꽃나무들도 많아 봄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을 단풍도 볼만합니다. 가을도 추천해요. 사실 사계절마다 정취가 있어서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워요.

시설관리팀에서는 과기대에는 다른 볼거리도 많은데 왜 붕어방을 다루느냐고 했다. 기념물로 정해져 있다던 건물들을 소개해 주기도 했고 향학로가 예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붕어방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그 속에 있는 애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노원에 있는 대학은 지역 사람들의 방문을 막지 않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네 공원의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과기대도마찬가지이다. 붕어방은 주말이 되면 주민들이 나들이하는 곳이 되었다.

그러니 한가한 주말에는 슬슬 걸어서 과기대에 가보자. 사람들 속에 슬쩍 섞여서 붕어방 앞 벤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도 한잔하면 오늘의 보람찬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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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희란

글 김희란

사진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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