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 입문자의 초안산 캠핑장 솔직후기
아파트 단지만 들어서 있는 조용한 녹천역에는 도시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캠핑장이 있다. 노원구에서만 20년 넘게 살아왔지만 노원에서 캠핑은 처음인 에디터가 들려주는 초안산 캠핑장의 솔직한 이용 후기를 들어보자.
“초안산 캠핑장은 어느 분이 취재하실래요?”
무더웠던 여름날 모여 아이템 회의를 하던 우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초안산 캠핑장의 이용 후기 취재를 누가 하느냐는 것이었다. 녹천역 주변이 아파트 단지만 밀집되어 있어 다룰 수 있는 이야기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몇 없던 아이템 중 하나인 초안산 캠핑장은 흥미로운 주제였다. 하지만 그날 이미 사전답사로 초안산 등산을 했던 터라 다들 지쳐있는 상황이었기에 누구도 선뜻 취재하겠다고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재밌겠는데요?”
20년 넘게 노원구에 살면서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된 나는 등산을 좋아하고 활동적이기 때문에 이상한 자신감과 도전 의식이 생겼다. 그렇게 패기 있게 시작된 취재였지만 그것이 고난의 시작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작부터 험난한 예약, 나만 몰랐던 사전 예약일
그렇게 아이템을 맡게 된 나는 우선 인터넷에 초안산 캠핑장을 검색했다. 노원구서비스공단과 연결된 사이트에서 실시간 예약을 찾을 수 있었고, 가까운 시일 내 캠핑을 할 수 있는 주말 자리를 찾아봤다. 결과는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태.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음 달 예약을 기다리기로 했다.
여기서부터 나의 평소 덤벙거리는 성격이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예약 시작 날짜가 정해져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다.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토요일 자리는 예약 만석이었고 무작정 사이트에서 실시간 예약부터 확인한 나의 잘못을 자책하며 일요일로 날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첫 사전방문과 친절했던 용품점 사장님
겨우겨우 예약을 완료했지만 나는 다른 고민에 직면했다. 캠핑용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급한 마음에 친구들에게 부탁했지만, 실패. 인터넷에서 캠핑용품을 검색해보기도 했으나 텐트부터 시작해 모든 가격이 내가 생각했던 범위를 넘어선 금액이었다. 허용된 취재비는 한정적이었으므로 부랴부랴 캠핑장 내에 있는 용품점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를 받은 사장님은 무척이나 친절하셨고 텐트 사진과 함께 필요한 물품에 대한 설명을 메시지로 보내주며 나의 걱정을 조금은 덜어 주셨다.
용품은 캠핑 전날 미리 결제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고, 친구들과 함께 캠핑장을 사전방문하기로 했다. 흐린 날씨에도 토요일인 만큼 사람이 정말 많았고, 주로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었다. 아기들은 따로 마련된 놀이터에서 엄마와 같이 즐겁게 놀고 있었고 아버지들은 열심히 숯불을 피우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행복해 보였고 녹천역 건너편으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와는 대조적으로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다음날로 다가온 캠핑을 기대하게 했다.
17호 태풍 타파 상륙, 무사할 수 있을까?
그렇게 용품 결제와 간단한 내부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다. 다음 날, 그러니까 캠핑 당일 태풍이 온다는 것이었다. 평소 날씨 운이 전혀 따라주지 않아 바로 2주 전 제주도에서 링링이라는 강력한 태풍을 맛보고 넋이 나간 채로 돌아왔던 터였다. 아, 역시나 올 게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급히 환불 정책을 알아보았지만 예정일 하루 전 취소는 20%만 환불이라는 안내를 확인했다. 천지신명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은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태풍 경로만 보다 잠들었다.
두려움 속 시작된 캠핑, 하지만 즐거움과 고마움의 연속
캠핑 당일 날이 되었다. 다행히 태풍이 남쪽 지방에만 집중되어 서울에는 바람만 많이 불고 있었다. 한숨을 돌리고 집을 나섰다. 장을 보고, 체크인 시간인 1시보다 조금 늦게 캠핑장에 도착해 짐을 풀고 바로 저녁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때,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숯불을 피우고 있던 나와 친구들은 황급히 피신했다. 가망이 없다고 생각할 때쯤, 3인용 텐트 속 우리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용품점 사장님께서 당일 취소로 비어 있던 8인용 텐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셨다. 다행히 비도 금방 그쳐 이후로는 매우 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 식사는 고기 바비큐와 김치찌개로 간단했지만 처음으로 겪어보는 숯불 피우기와 캠핑 요리는 캠핑의 진정한 재미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늦은 밤 텐트 안에서 친구들과 오랜만에 나누는 속 깊은 대화는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화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음식과 분위기를 즐기다 보니 하루는 금방 가 있었다.
캠핑 욕구 불러일으킨 도심 속 1박 2일
다음 날 태풍이 지나간 하늘에는 거짓말처럼 파란 구름이 펼쳐졌다. 일정이 있어 금방 자리를 떠나야 하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내가 살고 있는 노원구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점이 뿌듯했다.
비록 날씨 운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캠핑의 매력에 눈뜨게 되어 벌써 친구들과 다음 백패킹을 계획 중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캠핑 문외한들과 노원구민들은 진정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지금 빨리 초안산으로 모이길 바란다. 아, 물론 날씨 확인은 필수다.
INFORMATION
서울 노원구 마들로5가길 66-107
02) 2289-6865 (노원구 서비스공단)
1호선 녹천역 4번 출구, 녹천운전면허학원 방향 도보 4분거리
간선 102, 지선 1119, 마을 노원14
체크인: 오후 1시, 체크아웃: 오전 11시
MORE TIPS
인터넷에 ‘초안산캠핑장’ 검색 → 실시간예약 → 날짜선택 → 숙박일 선택 → 시설선택 → 요금결제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다음 달 캠핑 예약은 그 전달 9일 오전 11시 선착순 접수(꼭 기억하자!)
현장결제 가능(당일결제는 ×)
텐트 4인 40,000원, 텐트 8인 80,000원, 그늘막 20,000원
텐트는 입실 전날까지 사전 결제. 텐트 결제 시 테이블과 의자 제공
그릴세트(중)20,000원, 그릴세트(대)35,000원
(구성 : 그릴, 숯, 번개탄, 석쇠, 목장갑)
경험상 (중)으로도 충분히 가능, 토치 대여해주신다.
원형의자 1,000원, 캠핑용 의자 3,000원, 캠핑 테이블 7,000원
전기 랜턴 3,000원, 전기 연장선 3,000원, 휴대용 가스렌지 4,000원
전기사용료 1박 5,000원
사용예정일 10일전 또는 예약당일 취소 : 100% 환불
사용예정일 7일전 : 90% 환불
사용예정일 5일전 : 70% 환불
사용예정일 2일전 : 50% 환불
사용예정일 1일전 : 20% 환불
이용 당일 : 환불 불가
미세먼지의 경우 해당일의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시 전액 환불
관리사무소: 체크인과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된다.
파크캠핑빌리지: 1박 25,000원, 텐트 옆에 주차공간과 함께 있어 차가 있으면 편하다.
테라스캠핑빌리지: 1박 25,000원, 높은 언덕 위에 있어 캠핑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주차 공간은 따로 있어서 조금은 불편하다.
캐빈캠핑빌리지: 1박 30,000원, 영유아 가족 배정구역이며 펜션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예약 시 등본 및 가족관계증명서를 이메일로 제출해야 한다.
힐링캠핑빌리지: 1박 15,000원, 가성비가 제일 좋은 곳이며 사전 예약 시 제일 빨리 매진된다.
글 최두찬
사진 도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