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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달 Aug 16. 2023

주택에 살아보고 싶지만 도심을 포기할 수 없는 당신에게

여름 방학이 되고 그 어느 때보다 손님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대부분은 아이를 동반한 손님들인데,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며저마다 주택살이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의 여러 장벽과 개인적인 두려움들로 인해 차마 실행에 옮길 엄두는 안 난다는 말을 덧붙이곤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말하는 사람은 바뀌지만 그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질문들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을 정리해 보았다.



1️⃣ 마당 관리할 자신이 없어요.


흔히 주택의 마당은 푸르른 잔디 마당을 떠올리기 쉽지만 마당을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다. 꼭 식물을 기를 필요도, 잔디를 깔 필요도 없다. 순간의 로망 실현보다는 반드시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를 자문해 보자. 그리고 식물이나 마당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마당 전체에 나무 또는 석재 데크를 깔거나 자갈을 까는 방법을 추천한다.



2️⃣ 아이들 학교나 학원, 기타 상권 등의 접근이 어렵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주택살이를 꿈꾸다가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대목이 아마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고 그래서 주택살이는 노후에나 실현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장 및 학교와의 접근성, 필수 상권 등 그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방법이 있긴 하다. 그것은 바로 LH에서 분양하는 단독주택 용지를 청약하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역시 도보로 초, 중, 고 및 도서관이 인접해 있고 마트, 병원, 학원 등의 필수 상권들 또한 갖추어져 있다. 비록 남편의 출근 시간이 20분 정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감당할 수 있는 거리라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LH에서 분양하는 단독주택용지의 또 다른 장점은 수도, 가스, 전기, 오수 처리 등의 사전 작업이 다 되어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집 짓기를 시작하기가 다소 용이하고 이와 관련된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물론, 도시 접근성이 높고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기 때문에 전원주택 용지보다 평당 가격이 대체로 높고, 분양 토지의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긴 하다.



3️⃣ 관리비가 많이 들지 않나요?


나는 이것이 단독주택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고 말하고 싶다. 심지어 집을 짓고 살고 계신 분들도 2층집은, 창이 많은 집은, 천고가 높은 집은 무조건 관리비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시기도 한다. 관리비의 많고 적음을 판단하는 것이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내가 이사오기 전 살았던 34평 아파트와 비교하자면,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이 면적도 크고, 창도 더 많고, 천고도 더 높은 집임에도 불구하고 총관리비는 훨씬 적게 나온다.


먼저, 전기세는 태양광 설치 이전엔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설치 후엔 여름 두세 달을 제외하고는 거의 만원 미만이었다. 여름 전기세는 아파트에 살 때는 20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이전보다 청소기, 식기세척기, 음식물 처리기, 에어컨, 내외부 조명, 인덕션 등 전기를 사용하는 곳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0만 원 정도이다. (참고로 우리 집 에어컨은 6대이고 손님이 자주 오셔서 24시간 풀가동할 때도 많다.) 도시 가스비 역시  평수도 늘고 창문도 늘었지만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다만, 수도세는 아파트 살 때보다 조금 더 나오는 편이다. 아마도 마당 관리, 여름엔 수영장 사용, 잦은 손님 방문, 더 커진 욕조 등의 이유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최대 1~2만 원대의 상승폭이라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반면, 월 40 가까이 내던 관리비가 안 나가게 되어 추가로 절약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안 업체에 월 10만 원 가까운 돈을 내고 있고 (개별 CCTV를 달면 제외되는 비용이다.) 아무래도 추후 보수하는데 추가 비용이 발생할 테니 관리비만큼 보수 비용으로 모아둔다 생각하고 있다.


결론은 단열이 잘되는 집을 지으면, 관리비는 아파트보다 오히려 절약되기도 한다.



4️⃣ 건축비가 많이 올랐잖아요.


맞는 말이다. 건축비가 정말 많이 올랐다고 한다. 내가 집을 짓기 시작했던 2년 전보다 최소 1.5배가 상승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 지금이 집짓기 좋은 시기라고 선뜻 말하긴 어렵지만 경험상 한 번 오른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코로나 시기에는 물류 이동의 제한 등과 같은 변화 가능한 요인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승은 물가 및 인건비 상승이 반영된  것이라 판단되기에  집 짓기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가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결심을 했고 건축자금이 부족하다면 토지 대출과 신용 대출, 현재 살고 있는 집 담보 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2년 전 기준으로 토지 대출은 70% 정도 가능했고 나머지 대출은 잔여 DTI, DSR 한도 내에서 가능하다.


5️⃣ 사기당하거나 맘고생할까 봐 걱정 돼요.


나 역시 가장 크게 우려했던 부분이었기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 좋은 시공사를 찾는데 시간을 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공사에 맡기면 모든 공정을 직영으로 알아보고 맡기고 관리 감독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고 (물론 틈틈이 현장에 들러 진행 과정을 체크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의외로 직접 알아보는 것보다 비용이 절약되는 부분들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원목 마루와 싱크대를 포함한 빌트인 가구들, 에어컨 등을 시공사 소개로 시중 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시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건실한 시공사들은 확실한 사후 관리도 보장하기 때문에 하자 보수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시공사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을 말하자면, 일단 시공 경험이 많고, 경험자들의 평판이 좋으며, 과하게 높은 이윤을 요구하거나 공사 중간에 추가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 곳이다. 그리고 집을 지을 때뿐 아니라 완공 후 as를 고려하여 가능한 한 건실한 회사를 찾고자 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건축주와의 소통에 유연한 자세를 취하되,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나 기타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겨지는 부분에 대한 조언도 해줄 수 있는 시공사라면 충분할 것 같다.


더불어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집짓기 역시  대다수는 '싼 게 비지떡이다.'라는 말이 적용되는 것 같다. 그러므로 무조건 시공 견적이 싼 시공사를 찾기보다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시공사를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예산이 부족한 부분은 내부 건축 자재의 눈을 조금 낮추라고 말하고 싶다. 당장은 더 멋진 자재로 지어진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집을 잘못 지어서 맘고생하는 것보다는 추후에 여력이 생기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양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는 말이 좋아야 오는 말이 좋고, 가는 맘이 좋으면 오는 맘도 좋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나 역시 '좋은 건축주'가 되려는 노력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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