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선명한 콘텐츠는 ‘지금’입니다.
모든 일상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우리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채집한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렌즈를 먼저 들이대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정작 나의 시선은 액정 화면에 머문다. ‘공유' 버튼을 누르는 찰나의 쾌감 뒤에는, 정작 내 피부로 느껴야 했던 온기와 공기의 질감이 증발해 버린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지만, 역설적으로 기록하는 동안 현재는 죽는다. 삶을 전시용 데이터로 변환하는 순간,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공이 아닌 서늘한 관찰자로 전락한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지 못하고 ’다음 업로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삶은 더 이상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차갑게 박제된 이미지들의 나열일 뿐이다.
SNS를 하고 있지만 늘 진짜 삶과의 균형을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기록은 지금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도구여야지, 기록을 위해 삶이 수단이 되는 주객전도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화면 밖, 현재의 나로 온전히 존재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