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꾸준한 시간과 노력의 힘을 믿는다.
어젯 밤, 브런치 알람이 울렸다.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했습니다!'
(만뷰 이후로는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누가 내 글을 얼마나 읽어줄까 싶으면서도 꾸준히 글을 쓸 구실이 필요했고, 그런 마음으로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이제 일주일 남짓인 나는 얼떨떨했다. 만 명이나 내 글을 읽어줬다는 기쁨과 동시에 우영우처럼 화제의 키워드가 들어간 글이 아니면 외면받는 현실에 조금 좌절하기도 했다. '특수교사가 바라본 우영우'를 제외한 다른 글들의 조회수는 대부분 100명 언저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우영우가 아닌 다른 글'을 쓰기 위해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는 '남는 시간'에 '취미'로 쓰는 글이 아닌, 출근을 하듯 매일 아침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매일 같은 시간, 내가 쓸 수 있는 최선의 글을 쓰려고 한다.
어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김신영 씨가 출연했다. 그녀는 라디오 청취율이 떨어지자 지난 2년간의 방송을 빠짐없이 모니터링하고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했다고 한다. 그녀의 라디오를 들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녀가 한결같이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지, 익숙을 넘어 지루해질 법도 한 라디오를 여전히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는지.. 역시는 역시다. 내가 쌓은 시간은, 노력은 언제든 빛을 발한다. 그리고 대체할 수 없는 나를 만든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라디오는 다시 청취율 1위 자리를 되찾았고 그녀는 대체 불가 진행자임을 나날이 입증하고 있다.
어릴 때는 타고난 미모나 총명함을 칭찬받는 것이 좋았고 그게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들을 자랑한다는 것 자체가 참 철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타고난 것은 영원할 수 없다. 40을 넘어가며 급속히 쳐진 나의 살들과 늘어나는 주름, 흰머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냉장고 문을 열면서 잊어버리는 건망증 정도는 이제 익숙할 지경이다. 하지만 세월은 내게 '노력'과 '실패'의 가치를 알려 주었다. 더불어 좋은 점수나 자격을 얻기 위한 배움이 아닌 배움 자체의 즐거움도 알게 해 주었다.
어쩌면 나는 꽤 오랫동안 우영우를 이길 수 없겠지만, 오늘도 일단 앉고, 쓴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오늘의 나를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그 어떤 모습일지 모를 미래의 나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록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