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뼈대가 완성되던 날

by 꿈꾸는 달


남편이 사라졌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오전 5시 30분.

'이 새벽에 어딜 간 거지?' 전화기를 든 순간 들려오는 ‘차량이 입차했습니다.'라는 알림음.

잠시 후 남편이 들어왔다. "어딜 다녀온 거야?"



우리 집은 목조주택이다. 빠듯한 예산으로 시작한 터라 철근 콘크리트 주택보다 평당 100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말을 듣고 선택했다.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렸고 혹시 피해는 없을까 걱정이 되었는지 남편은 새벽부터 현장에 다녀온 것이다. 후에 시공사 대표님께 들은 얘기로는 집의 재료로 쓰이는 목재는 수입될 때 바짝 건조되어 15% 미만의 함수율인 목재를 가져온다고 한다. 여기서 함수율이란, 목재 내의 수분 함유량을 뜻한다. 그래서 비를 맞아도 목재가 흡수할 수 있는 수분 함량은 한계가 있고 금방 건조가 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이고 불안한 마음은 별개였다. 다행히 꿈꾸당은 명절 직전까지 전체 합판 및 타이벡을 두르고 단단히 채비를 해주신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다.



이제 꿈꾸당의 전체적인 뼈대는 완성되었고 내 외장 공사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남편이 찍어온 사진을 보니 그냥 덮어버리기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전에 한 번 보아야겠다 결심했고, 결국 그날 저녁 온 가족이 현장에 한번 더 출동했다.


직접 가서 보니 목구조 사이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스며들어 박물관이나 예술작품을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그리고 독특한 지붕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왔다. 이 지붕 때문에 2층 일부 공간을 넓게 쓰지는 못하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1층에서 보내기도 하고 머무는 공간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다. 완성된 지붕의 모습을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뒤늦게 차에서 내린 아이의 "우와!" 하는 함성 소리가 연신 이어지고 내 방의 다락은 언제 완성되냐며 궁금해했다. 아빠의 설명에 따라 구석구석 구경을 하던 아이는 "여기 숨바꼭질하면 진짜 재밌겠어요." 하며 숨바꼭질을 제안했다. 아직 공사 중이라 위험하다고 아이를 설득하고 차선책으로 집 앞 공원에서 갑분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깜깜한 나무 뒤에 숨어 바라보는 뼈대뿐인 집 위로 "꼭꼭 숨어라."를 외치는 나의 모습과 들킬까 몸을 웅크려 다락에 숨어 있는 아이의 모습이 겹쳐졌다. 잠시 후, 남편의 "찾았다!" 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까지 나의 행복에 겨운 상상은 계속되었고 들켜서 아쉬운 탄성 대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여보, 지금 이 순간.. 우리 참 행복하다."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남편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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