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
매니큐어 바르는 남자 표지를 보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유가 참 웃긴데 이 남자가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어서다.
노란색을 좋아해서 노란색을 바른 남자의 픽이 마음에 들었다.
그림책은 아끼고 아껴 가기로 했던 예쁜 카페에 들고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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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남자가 화장품가게에서
샛노란 매니큐어를 사며 시작된다.
점원은 매니큐어를 구매하는 남자에게
'아내 분 사다주시려고요? 요즘은 이런 색이 유행인데 , 어떠세요?' 라고 말한다.
남자는 자신이 쓸 것이라고 말한다.
당황하는 점원의 얼굴과 덤덤한 남자의 얼굴이 재미있다.
이 덩치 큰 남자는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요리를 하고
러닝머신을 하며 드라마를 보고 운다.
새하얀 쫄바지에 새빨간 긴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는다.
그리고 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다.
그리고 선크림을 바른다.
그리고 아이라이너를 꺼내 바른다.
이 남자에게는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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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된다면
이 장면에서 잠시 멈추어서 남자에 대한 감정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는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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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을 넘기니 남자는 모자를 쓰고 어두운 통로를 걷는다.
그리고 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 손으로 반대편에 있는 친구에게 사인을 보낸다.
이 남자는 포수다.
친구는 샛노란 매니큐어 덕분에 남자의 사인이 잘 보인다.
그리고 작가님의 묵직한 한 줄.
남자의 노란색 매니큐어, 아직도 이상해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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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뒷 편 면지를 넘기며
결국 남자에게 사연이 있다며 이해해보려는 나의 생각 또한
나의 편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남자에게 사연따위는 없었다.
또한 주인공이 여자였다면 사연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고 각자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이유와 서사는 내가 짐작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이유와 경험을 뒤로한 채
무언가 불편한 것이 조합되었을 때
내가 가진 지식으로 상대를 판단하려한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귀여운 그림체와 색감이 글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가 온
매니큐어 바르는 남자라는 그림책을 만나서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