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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Jun 09. 2017

교통경찰의 밤 | 히가시노 게이고

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 이선희 (옮긴이) | 바움 | 2010-01-15 | 원제 交通警察の夜 


주로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다 보니 제법 포인트가 많이 쌓인다. 
얼마 전, 신촌 나갈 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남아서 알라딘 중고책방에 들렀다. 한 시간 정도 책 구경을 하다가 들고 나온 책은 김탁환의 노서아가비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교통경찰의 밤이다. 알라딘 포인트를 이용하고 보니 두 권 합해서 삼천 원 정도 지불한 것 같다. 포인트 덕분에 담배 한 값도 안 되는 금액에 책 두 권을 손에 넣은 셈이다. 

소설을 사게 되면 나보다 먼저 어머니께서 읽으신다. 
두 권의 책을 모두 읽으신 어머니께서는 김탁환의 노서아가비가 더 재미있다고 하신다. 그래도 일단 이 책, 교통경찰의 밤을 먼저 읽기로 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고 까지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다. 꽤 흥미로운 추리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라 이 책은 어떨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리소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심야 교통사고와 관련한 짧은 소설 여섯 편이 담겨 있다. 밤에 벌어진 교통사고 이야기라 교통경찰의 밤이라는 제목을 붙였겠지? 


단지 몇 초 차이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기도 하고, 교통사고의 피해자 가족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또 다른 사고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초보운전자를 위협하는 난폭운전과 불법주차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게도 하고, 무심코 창밖으로 버린 오물이 누군가에게 비극을 안겨주고 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도 벌어진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등장인물도 다르고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자동차가 필수가 되어 버린 현대사회에서 일상처럼 마주하는 수없이 많은 차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교통사고 전담 경찰의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자 후기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를 생각해보면 이 책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 벌어지는 실제 사건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심야 시간에 아내를 위해 빵을 사들고 귀가하다가 뺑소니 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가장의 이야기, 엊그제 있었던 미국 프로야구 진출 선수의 음주 사고 후 도망쳤다가 걸린 사건, 그리고 내가 겪었던 자잘한 접촉 사고 생각이 났다. 

아주 교훈적이고 재미없는 결론이지만 이렇게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마쳐야겠다. 
운전을 하지 말던가 아님 정말 조심스럽게 하자. 나와 내 가족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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