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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Nov 28. 2017

[도서 리뷰] 부유하는 혼 | 황희

부유하는 혼 
황희 (지은이) | 해냄 | 2017-07-30


이 책 제일 마지막 페이지의 작가 후기...
그 맨 마지막은 이렇게 적혀 있다.
태양의 도시 엘파소에서... 황희
엘파소가 어디인가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미국에 같은 이름의 지명이 두 군데다. 하나는 텍사스 주 서부멕시코 국경과 맞닿아 있다고 하고또 다른 하나는 일리노이 주에 걸쳐 있다고 한다.
둘 중 어디가 되었든 일단 작가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작품을 쓸 수 있는 게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상상력이라는 걸까?
하긴 상상만 할 수 있다면 달나라나 명왕성안드로메다 성운의 이야기는 또 못 쓸 게 뭐 있을까그런 작가적 상상력을 피워낼 수 없다는 게 문제지.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작가는 독자들에게 책으로 말을 한다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내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간절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게 이 책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아니 죽음마저도 어쩔 수 없는 간절함의 이야기다.
  
일본 땅에서 패악스러운 시어머니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자젊어서는 일본에서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였지만 한국으로 떠밀리듯 들어와 조용히 늙어가는결국 치매에 걸린 여자그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그리고 간난 딸아이를 지키고 싶은 소망으로 오히려 삶을 버리는 여자와 그 여자의 딸...
이들 모두는 저마다의 간절함을 갖고 있다게다가 그 간절함은 죽음 저쪽의 존재와 뒤섞임으로써 누가 무엇이 얼마나 간절한지조차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이 된다.
하지만 그 뒤죽박죽인 속에서도 각자 자신만의 간절함을 또다시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지켜나가는 모습은 또 다른 간절함이 되어 버리고 만다.
  
어찌 보면 우리 사는 세상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서로 엉클어지고 이지러지며 유지되고 변화하는 건 아닐까?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의 간절함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생명을 가진 모든 삶에게 공통적일 수밖에 없는 단 하나... 그럴지도 모르겠다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 내 간절함 역시 내 새끼에서 기인할 수밖에...
  
미스터리는 작가의 상상을 표현하는 가장 멋진 장르가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내가 읽었던 황희 작가의 전작 빨간 스웨터에서는 죽은 딸이 엄마에게 찾아간다자신은 죽었지만 자신이 낳은 딸을 꼭 지켜달라고 부탁을 한다.
아마 이 책의 작가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화두를 갖고 있는 사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런 존재라도 있어서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억울하고 화딱지 나는 일들이 태반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아! 아쉽다기보다는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
이 책에서 “간절함”을 가진 주인공들은 모두 여성이고, 그들을 공격하거나 지켜주는 이들은 모두 남자들이다. 이 부분을 비판하거나 지적하고 싶지는 않은데 조금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름은 황희다우리나라에서 무척이나 유명한 이름인데어쩌면 몇 년 뒤에는 역사 속 황희보다 더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 황희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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