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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Dec 01. 2017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 프랜신 프로즈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프랜신 프로즈 / 윤병우 / 민음사

[읽기와 쓰기, 왕도가 따로 없다.] 

나는 어릴 적부터 글쟁이가 되고 싶었다.

소설을 쓰고 싶었고, 시를 짓고 싶었다.

어릴 적, 그러니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제법 책도 많이 읽는다는 소릴 들었고, 시화전에도 참여해봤으며 짧은 소설을 써보기도 했다.

살면서 조금씩 내 꿈과 멀어지는 걸 절감하며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문득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내게 글쟁이의 꿈을 다시금 꾸게 한 것은 내 딸 수민이었다.

"아빤 꿈이 뭐야?"라는 물음을 내게 던진 수민이...

나는 그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고, 그런 내게 "아빠 꿈은 언제 이루어지는 거야?"라는 또 다른 물음으로 내 가슴을 헤집어 놓았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고민을 해야 했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열망을 되찾았다.

창작 강습을 듣기도 했고 작법과 관련된 책도 읽기 시작했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들춰보지 않았던 소설이며 시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매일의 짧은 일기 노릇을 하던 다이어리에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기 시작했다. 


하지만 항상 고민이 되는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내가 쓴 글은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

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면 뭐라고 할까?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누군가의 추천? 혹은 어디에선가 본 서평일지 모르겠다.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주문을 했다.

제법 두툼한 이 책의 원 제목은 'Reading Like A Writer'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붙인 제목보다는 원제목이 훨씬 잘 들어맞는 것 같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는 방법, 어떻게 읽고 고민해야 하는지, 더구나 글을 쓰는 입장에서 다른 작품을 읽는다는 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쉽게 쓰는 몇 백 줄의 그저 그런 문장보다 깊게 고민하고 고쳐 쓴 한 줄의 문장이 훨씬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스쳐가듯 몇 줄 적는 것보다 마치 정밀묘사를 하듯 세밀하고 꼼꼼하게 적은 글이 얼마나 함축적이고 감동을 주는지 이야기한다.

더구나 책의 뒤에는 [소설 쓰기 두려운 날 읽기 좋은 책]의 목록을 몇 페이지에 걸쳐 빽빽하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므로 여기에서 소개된 책은 모두 영미권 작가의 책이거나, 영어로 번역된 책이다. 


흔히 말하는 고전, 또는 좋은 책이라고 말할만한 작품에서 문장을 빌어와서 소개하고, 그 문장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진행된다. 


소설을 쓰는 법, 적절한 단어, 표현의 선택, 아름답고 진실한 문장 하나, 인물의 창조, 대화의 본질, 세부 묘사, 등장인물의 한숨이나 미소, 작은 행동 하나까지 모두 가장 적절한 시점에 가장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모두 그에 가장 잘 들어맞는 작품의 문장을 통해서...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그 모든 자료들을 뒤졌을까?

아니면 평소에 짬짬이 정리하고 모으는 습관이 이 책을 쓰게 만들었을까? 


이유가 무엇이든, 프랜신 프로즈는 이 책을 통해 일관되게 말을 한다.

좋은 글을 쓰려거든 좋은 글을 읽어라.

그냥 훑어보지 말고, 꼼꼼하게 읽고 세밀하게 분석하며 작가가 문장을 만든 이유, 그 숨은 뜻을 찾기 위해 고민하라. 


이 책은 그다지 재미있는 책이 아니다.

솔직히 지루하다. 읽고 있자니 좀이 쑤시고 하품도 나오며, 피곤한 상태에서는 그냥 눈이 슬슬 감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읽기위해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연습만큼 확실한 보험은 없구나.' 


언젠가 완성할 나의 책을 위해...

난 오늘도 다른 작가의 작품을 펼쳐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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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날 : 2010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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