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해보니, 전각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먼저 정리해보는 게 순서일 것 같다.
포털사이트에서 한글로 <전각>을 검색하니 엉뚱한 내용만 나와서 한문으로 검색을 했다.
篆刻 전각
①돌ㆍ나무ㆍ금이나 옥 따위에 인장(印章)을 새김 ②또는, 그 글자. 흔히 전자(篆字)로 새김
篆刻家 전각가
전각(篆刻)을 잘 하거나 또는 전문(專門)으로 하는 사람
篆刻紋 전각문
새김무늬. 새겨서 나타낸 무늬
위와 같은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도장을 새기는 것이 전각이라는 말.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한문 서체 중에서 전서체에 해당하는 글자로 인장을 새기는 것"이 정확한 의미다.
사회가 발전하고 도장 이외에도 문서에 수결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전자문서의 경우에는 인증서 등의 방법이 있다 보니 도장이라는 물건의 쓰임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언젠가부터 도장은 막도장, 또는 고급스러운 수집품 정도로 의미가 변질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제 도장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
서예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낙관이라는 이름의 돌도장 세트가 필요하지만...
위의 낙관은 2년 전쯤 막돌에 새겨본 내 낙관이다.
김정한(金政漢) 수이촌(水伊村), 이 낙관을 새긴 뒤 호를 수이당(水伊堂)으로 바꾸는 바람에 다시
새겨야 하는데 딱히 쓸 일이 없다 보니 지금까지 그대로...^^
전각이 변신을 거듭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생활전각이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듣는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름 도장을 새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돌에 새김을 넣는 것들을 통틀어 전각이라고 부른다.
그림을 새겨 넣거나 간단한 시구, 사자성어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에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이 든다.
우선, 전통 전각의 입지가 많이 좁아져서 아쉽다는 것.
더불어 이런 변신으로 전각이 생활예술로 자리매김하는 건 좋은 변화라는 생각이다.
물론 나 역시 전각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전통 전각은 고사하고 겨우 돌에 흠집이나 내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전각은 사실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한다.
시서화각(詩書畵刻)이라는 말이 있다.
글을 짓고 쓰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모두 이룬 후에야 손을 댈 수 있는 것이 전각이라는 말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전각이 시, 서, 화 만큼도 알려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양반들이 글을 쓰고 수결을 할 때, 자신이 새긴 도장을 사용했다고 한다.
나에게 전각은 꽤나 멋들어진, 풍류 그득한 취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전각을 위해 서예까지 시작했다. 순서가 뒤바뀌긴 했지만 어쨌든 서와 각(書, 刻)에 발을 담그기는 한 셈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앞으로는 전각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내가 새긴, 아니 망쳐버린 돌 모습도 조금씩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