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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Mar 03. 2021

"강사가 되기까지"강사 되기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무명 강사생존기 시즌2

무명 강사 생존기 시즌2 "강사가 되기까지" - 무명 강사 노랑잠수함의 "강사 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1. 강사가 되기까지


 가끔 “돈 많이 벌기 위해서” 또는 “매력적이어서”,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와 같은 이유로 진로를 강사로 잡았다는 분들을 볼 때가 있다. 정말 드물기는 하지만 이런 분들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렇게 뭔가 특별한 이유에서 강사가 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삼아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건 빼고 생각해봐도 딱히 강사라는 직업에 호감을 느꼈다거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분야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말 그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도 없었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아예 시장 형성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조금만 쓸 줄 알면 사방에서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렇게 엉겁결에 등 떠밀리듯 강의를 하게 됐다.

 얼마나 준비 없이 강의를 했느냐면, 무엇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어떻게 연습을 시켜야 하는지조차 몰라서 수강생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적도 있다. “처음이시죠? 그럼 어떤 것부터 가르쳐 드려야 하나요?” 

 아니, 그걸 왜 수강생에게 물어?


 그렇게 준비 없이 강의를 시작하고 시간이 흘러 30년이 지났다.

 그 긴 시간 동안 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가르쳤으며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내가 강의를 처음 시작한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강사라는 직업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다양한 분야의 강의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강사로 활동하는 분들의 면면을 봐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 단단하게 자신만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강의 시장을 형성한 무수히 많은 강사들 그리고 그들에게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수강생들로 인해 강사라는 직업이 꽤나 매력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고마운 일이다.     


 강사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분들을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경우는 은퇴한 직장인들일 것이다.

 특정 직업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경험을 나누기 위해 강사를 제2의 직업으로 선택하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은 워낙 콘텐츠가 많고 강하기 때문에 강의 능력만 적절하게 갖추면 전혀 문제없이 강단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직에 종사하면서 틈틈이 강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직장 내에서 직무교육을 담당하는 분들도 있고, 직장과 무관하게 새벽, 저녁 또는 주말에 시간을 내어 투잡을 하는 것이다. 또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강의를 함께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정 재능, 그러니까 취미를 살려서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이런 경우는 잘못해서 강의 시장에서 인정을 받지 못해도 큰 타격은 없다. 원래 하는 일이 있으니 일의 비중을 조절하면 되고, 천천히 강의 기법을 배우면 된다.     


 마지막으로는 아예 강사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 이 경우는 또 둘로 나뉠 수 있을 텐데,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는 아예 처음부터 강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가 됐건 이렇게 전문적으로 강사를 직업으로 삼고자 할 때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경제성, 즉 월수입이다.


 고정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생활의 안정을 바랄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당연하겠지만 직업을 바꾸거나 다른 일을 병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신 분들께는 진지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정말 강사가 되고 싶다면, 적어도 몇 가지는 확실하게 확인한 뒤 시작하라고 말이다.

 - 고정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가?

 - 지금 시작한 강의는 언제까지 할 수 있는가?

 - 지금 하고 있는 강의가 끝나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 무엇보다 지금의 수입으로 생활과 투자, 미래 계획이 가능한가?     


 새로 도전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분에 모두 “예”라고 대답할 수는 없을 텐데, 그렇다면 무엇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일 것이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30년을 살아온 경험으로 보자면 적어도 마지막 질문만큼은 “예”라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배고픔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빨리 시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빨리 시작했다는 말은 빨리 망하기 시작했다는 말과 같은 의미일 테니 말이다.


https://youtu.be/_8Gtepzxk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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