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준비와 기획 그리고 실전
녹음은 제가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이 된 부분입니다.
나중에 다시 들어보면 말의 속도는 적당한지, 발음은 정확한지, 듣기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 딸이 유치원 다니던 시절, 제 강의의 첫 수강생은 항상 제 딸이었습니다. 딸아이를 앞에 앉혀놓고, 그 옆에 녹음기를 두고 강의를 했습니다. 제 딸은 아빠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까지 끄덕여 가며 들어주었습니다. 강의가 끝나면 박수까지 치면서 절 응원해주었습니다.
강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특정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강의를 연습할 때에는 많은 사람 앞에서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새로 시작하는 강의의 경우,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정도의 원고를 만들기 전까지는 글로 쓰고 눈으로 읽으면서 원고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고를 갖고 강의를 하게 되면 십중팔구 실패합니다. 시간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시간에 맞춰서 강의하는 연습을 위해서도 녹음 과정은 필수입니다.
6번에서 만든 초벌 원고를 보면서 편하게 나 홀로 강의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녹음을 합니다.
초벌 원고는 중요한 내용만 정리되어 있는 요점정리 노트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이 원고를 보면서 말로 풀어내는 과정입니다.
이때, 강의 시간을 맞춰야 합니다.
가령, 50분 강의라고 한다면 초벌 원고를 보면서 50분에 맞춰서 강의 녹음을 하는 거죠.
몇 분 이내의 오차는 괜찮습니다만, 심각하게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라면 강의 자료를 더 준비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커리큘럼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녹음 과정에서는 실제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전처럼 해야 합니다.
만일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 강의 시간보다 모자란 상황이 된다면 자료를 더 준비해서 강의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강의 시간이 모자랄 경우에는 보통 사례를 추가하면 해결됩니다.
신발의 역사에 대해 50분 분량의 강의를 해야 하는데, 녹음된 시간이 40분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우선 추가할 내용이 있는지 검토해봅니다. 추가할 내용이 있다면 해당 내용으로 시간을 맞추면 되겠죠.
더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경우에는 강의 내용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찾습니다. 강사 본인이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가 가장 좋습니다. 자신의 경험담이니 이야기하는 데 자신감이 생기고, 듣는 사람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만일 적절한 경험담이 없다면 인터넷을 뒤져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찾습니다.
에피소드는 꼭 사실일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허무맹랑한 내용만 아니라면 적절한 허구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들려주어도 무방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외 사례, 역사적인 기록 등을 찾아서 활용해도 좋습니다.
다만, 에피소드를 너무 남발하게 되면 수강생 입장에서는 강의의 맥락을 따르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