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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Jul 23. 2021

우선 말을 똑바로 하자! 발성, 발음, 속도

무명 강사노랑잠수함이 말하는 강의 잘하는 법

우선 말을 똑바로 하자! 발성, 발음, 속도 

- 무명 강사 노랑잠수함이 말하는 강의 잘하는 법


발성, 발음, 속도


 긴장을 하면 가장 먼저 말하는 데에 문제가 생긴다.

 호흡이 딸려서 말을 하다가 숨이 차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듣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한다.

 긴장을 하면 이렇게 말하는 데에 분명하게 문제가 생기고 이게 반복되면 습관이 되어 버린다.


 대중 앞에서 발언을 할 일이 생기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흐르며 입술은 바짝 마른다. 혀로 입술을 적시려 해도 메마르고 거친 느낌이 더 신경에 거슬린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무대에 오르지만 객석을 꽉 채운, 둥근 머리통만 보이고 눈앞이 아득한 기분은 지금까지 봐왔던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가 무색해진다.


 사람은 생각보다 꽤나 쉽게 길들여지는 동물이어서 이런 상황을 몇 번 마주하고 나면 그 뒤부터는 습관적으로 긴장 행동이 드러나게 된다.

 긴장 행동이란 앞서 언급한 말하는 데 발생하는 문제를 말한다.

 이게 참 답답한 노릇인 게, 이젠 적당히 경험도 쌓였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싶은데 무대에만 오르면 늘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유명한 혼성 그룹 코요테의 보컬인 가수 신지 씨는 함께 무대에 서는 멤버 없이 혼자 노래를 부르면서 첫 데뷔 무대보다 더 심하게 덜덜 떨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방송에서 당시 일화를 소개하면서 한동안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고생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신지 무대공포증 영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잊히지 않는 흑역사”가 되어 버린 당시 상황을 다시금 지켜봐야 하는 신지 씨 입장에서는 무척 불편하지 않을까?


신지 씨가 덜덜 떨면서 노래한 그 무대는 신지 씨가 코요테라는 그룹으로 데뷔하고 십 년 정도 지난 뒤의 모습이다. 긴장이라는 건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끈질기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찰거머리 같은 놈이다.


 강사라는 직업을 가진 우리는 어떨까?

 일단 나의 실제 경험담을 소개해본다.

 90년대 초반에 강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나는 초기에는 정말 심각하게 초보강사 후유증, 무대공포증을 갖고 있었다.


 강의 첫날, 20분 만에 울면서 뛰쳐나간 경험은 그 뒤로도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이젠 제법 강의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가슴은 쿵쾅거렸고 입술은 바짝바짝 말랐다. 설명을 끝내고 질문을 받을라치면 “선생님 말씀이 빨라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요.”라는 항의성 질문을 매번 들어야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이 뛰거나 입술이 마르는 정도는 확연하게 줄었는데, 말이 빠른 건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말이 빠르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말이 빨라서 못 알아듣겠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 가끔은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보라는 말도 듣곤 했다.


 이 문제는 강사 생활을 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됐다.

 열심히 강의를 하고 나면 못 알아듣겠으니 처음부터 다시 해달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사실 이 말이 빠르다는 문제는 지금도 완벽하게 고쳤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면 강단에서 수강생들을 볼 때 전보다 느긋해진 마음 덕분에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걸 가까스로 참아내는 게 아닐까 싶다.


 가끔 말하는 걸 고치겠다며 볼펜을 입에 물고 말을 하거나 큰소리로 책을 읽는 연습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 연습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제대로 말하는 게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강사가 말을 한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인 수강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목적에 부합하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우선 발성

 말을 하려면 적절한 속도로 몸 안의 공기를 입을 통해 뱉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긴장을 하게 되면 이 공기 흐름의 균형이 깨지는 상황이 온다. 그렇게 되면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막 끝낸 사람처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거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제대로 말하기는 요원한 일이 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말을 하면서 살았는데 말하기의 기본 중의 기본인 호흡마저 제대로 못 한다니 이런 어이없는 일이 또 있을까?


 발성은 날숨(내쉬는 숨)으로 성대에 떨림을 주어 소리를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니 발성을 제대로 하려면 적절하게 내쉬는 숨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크게 심호흡 한 번!


 다음으로는 발음

 혀, 이, 입술 등의 기관을 이용해서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발음이라고 한다. 흔히 발음이 안 좋다고 하는 건 입의 모양이 잘못되었거나 혀, 이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리를 낼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2년 가까이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이라고 한다. 아기가 말을 배우려면 소리를 듣고 말하는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한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말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음이 명확하지 않고 입 모양을 제대로 흉내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와 같은 심정으로 입술, 이, 혀 등 발음 기관을 뚜렷한 모양으로 만드는 연습도 필요하다. 가능한 한 살짝 과장되어 보일 정도로 정확한 모양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마지막으로 속도

 말의 속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나도 모르게 말이 빨라지는 건 긴장했음을 알려주는 아주 정확한 바로미터다.

 가끔은 너무 빨라지는 속도를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말이 엉키기도 한다. 역시 의도적으로 천천히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강사가 말을 너무 느리게 하는 것도 딱히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빠르게 말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언급한 세 가지, 발성 발음 속도를 한 방에 해결할 방책이나 비법은 없다.

 평소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강의할 때 긴장하지 않고 편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나는 한동안 강의 교안 또는 강의 요점 카드 맨 위에 큼직하게 “말 천천히 할 것”이라고 써두고 강의하면서 눈길이 갈 때마다 의도적으로 말을 천천히 하려고 노력했었다.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경기에 임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걸 종종 본다. 경기 전날에는 샤워를 하지 않는다거나 신발은 꼭 오른쪽을 먼저 신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만일 강의에서 발성, 발음, 속도를 충분히 제어하기 어렵다면 이런 부분을 관리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만들어도 좋다.

 어떤 방법을 쓰든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 수강생이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자.


https://youtu.be/3Tn5nvMe6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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