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Zam Aug 17. 2021

당신은 어디서 강의하시나요? "강의 자리 구하는 방법"

무명 강사노랑잠수함의 강의 자리 구하기

당신은 어디서 강의하시나요? "강의 자리 구하는 방법" 

- 무명 강사 노랑잠수함의 강의 자리 구하기


강의 자리 구하기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정말 훌륭한 강의 아이템?

 누가 들어도 감탄할만한 강의 실력?

 또는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내용으로 꽉 찬 강의 자료?


 단언컨대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의할 수 있는 곳, 즉 강의 자리다. 안정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강사에게 가장 중요하다.


 IMF라는 세 글자는 우리나라, 특히 1997년 당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세대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글자다.

 “도대체 IMF가 뭐야?”, “그게 뭔데 우리나라를 이렇게 못살게 굴어?” 심지어 “우리나라는 독립국가가 아닌 거야?”라는 질문까지 나왔을 정도로 당시 IMF의 위세는 대단했다.


 내 개인적인 경험일 뿐인지 모르겠지만 IMF 이후로 경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받았듯 강의 시장에서도 IMF 이전과 이후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교육시장은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크게 나뉜다.

 이 책에서는 사교육 시장에서 활동하는 강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므로 사교육 시장에 국한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IMF가 터지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학원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물론 기업교육 시장도 있지만, 많은 강사들이 학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역시 1990년대 초반에 강의를 시작한 뒤로 당연히 학원 강의를 주로 하고 있었고 기업체나 관공서 강의는 어쩌다 한 번씩 의뢰가 들어오곤 했다. 이런 강의가 들어오면 가외수입, 또는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었다.


 IMF 체제가 우리나라 경제, 산업의 지형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사방에서 실업자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에서는 그때까지의 지역 기반 학원 시장으로는 재취업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했던 것 같다.


 2000년 전후로 갑자기 직업전문학교가 난립하기 시작했다.

 일정 수준의 조건을 갖추기만 하면 나라에서 직업전문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시설을 지원하고, 수강생을 모아주기도 했으니 직업전문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농담처럼 “직업학교만 하나 만들면 돈을 낙엽 쓸 듯 쓸어 모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토록 길게 IMF 시절을 이야기하는 건 그때를 기점으로 강사가 되는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보습학원과 같이 공교육을 보조하거나 대학 진학을 위한 학원을 제외하면 길거리에서 학원 간판을 보기 어렵다. 예전에는 작은 규모의 동네 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활용법을 가르치기도 했고 취미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담당했었다.


 지금은 어떨까?

 취미, 문화와 같은 분야의 강의는 대부분 지역문화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기술 교육은 직업전문학교와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교육기관이 담당한다.


 교육 시장의 변했다는 것은 강사를 채용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경우에도 IMF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꽤 컸다.

 전에는 규모가 비교적 큰 학원 한 군데에 정식으로 강사로 근무를 했다. 사설 학원이지만 교무실도 있고, 강의 이외의 시간에도 학원에서 근무하며 강의 준비를 하거나 수강생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그 외의 시간에 다른 곳에 출강하는 때도 있는데, 이때는 당연히 근무하는 학원에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당시에도 시간강사가 있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짬을 내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처럼 시간 강의가 주 업무인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사교육 시장을 정부에서 통제하고 관리하기 시작한 뒤로 특이한 형태의 사업체가 등장한다.

 강사 파견 전문업체라고 부르는 곳이다.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서도 강사 개개인과 접촉하는 것보다 이런 업체에 의뢰해서 강의를 진행한다.


 물론 지금도 강사가 직접 강의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이런 방식으로 안정적인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강사 파견 전문업체를 통하지 않으면 아예 강의를 할 수 없는 곳들도 꽤 많다.


 나 역시 십여 년 넘게 전문업체 한 군데와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조절해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내가 담당하고 있는 강의의 절반 정도는 이 전문업체를 통하고 있다.

 이 경우, 업체는 강사료를 포함한 강의 운영 전반을 통틀어서 운영하는 조건으로 수주를 하게 되고 강사료는 업체에서 산정한 금액으로 지급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경우 강사료는 강사가 직접 강의를 수주한 경우보다 적어진다. 업체 수수료를 공제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경우를 하나 꼽자면, 특정 주제의 강사 모임을 통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기업체 강의가 그런 경우가 많은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강의 주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강사들이 협의회 형태로 운영된다.


 해당 강의를 담당하기 위해서 별도의 교육을 수료하거나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협의회 등에서 요구하는 강의 자격을 갖춘 후 해당 모임에 가입하고 이곳을 통해 강의를 의뢰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앞서 소개한 강사 파견 전문업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파견업체의 경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장비와 자료를 해당 기관에 제공하고 강의 전반을 담당하며 수강생 관리까지 강의 전반을 담당한다. 강사는 이 시스템에서 단지 강의실에서 강의만을 담당할 뿐이다.


 이에 반해 협의회 등의 형식으로 운영되는 경우에는 강의를 의뢰하는 곳과 강사의 연결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강의의 운영은 해당 기관, 업체에서 담당하고 단지 강사만 연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특정 강사를 요구하는 때도 있고, 업체를 통해 강의를 시작하지만 결국 강사 스스로 발을 넓혀 스스로 강의를 수주하게 된다.


 우리가 공중파 TV에서 종종 보는 강연 프로그램의 경우, 스타급 강사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이런 강연의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특정 주제의 강의를 새로 만들게 되면 해당 내용을 정리해서 강의 소개서를 만든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해당 강의에 대한 수요가 있으리라 판단되는 곳을 찾아서 담당자에게 해당 강의 소개서를 일일이 보낸다.


 홈페이지에 강의 제안 메뉴가 있는 경우에는 그곳에 글을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보낸다고 해서 모두 강의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코로나 19로 대면 강의 시장이 잔뜩 위축된 지금은 비대면 강의가 가능한 주제를 정리해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 역시 최근 비대면 강의가 가능한 주제를 정했고 지금 열심히 강의안을 만들고 강의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어느 정도 얼개가 갖춰지면 또 열심히 관련 교육 기관이나 업체의 문을 두드려볼 생각이다.


 요즘은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고, 따라서 꼭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대면 강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다양한 강의 형식을 찾고 그 형식에 잘 들어맞는 강의 주제를 찾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https://youtu.be/pgBNecYmFDU

매거진의 이전글 강사의 가방, 그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